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한국형 영어 시험이 2009년 하반기에 첫 시행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4년간 215억원을 들여 국가 영어능력평가시험을 독자 개발, 2009년 하반기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시험을 치르고 2011년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교육부가 국가 영어능력평가시험 시행에 나선 것은 외국어고 진학과 유학 등 영어 응시 수요가 급증하면서 토플(TOEFL) 토익(TOEIC) 등 해외시험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영어능력평가시험 응시자는 총 269만2,000명으로, 이중 205만7,000명이 토플 토익 등 해외시험에 응시했다. 텝스(TEPS) 등 민간 차원의 6개 국내시험의 시장점유율은 24%에 불과하다. 국내시험의 부진한 실적은 각 단체가 영세한데다 외국대학의 공인을 못받는 등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험 시행 시기는 확정됐지만 시험 횟수와 응시료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밑그림만 그려진 상태다. 심은섭 교육부 학교정책추진단장은 “최소 분기당 1회씩 연 4회 이상 시행할 계획이며, 비용은 해외 시험보다 낮게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토플은 IBT(인터넷 기반 시험방식)의 경우 응시료가 170달러(약 15만7,000원), CBT(컴퓨터 기반 시험방식)는 140달러(약 12만9,000원)이며 토익은 3만4,000원이다.
시험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4개 영역으로 나눠 치러지며 시험방식은 출제와 채점이 용이한 IBT가 유력하다. 심 단장은 “등급에 따라 응시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으며 학생 등급은 학교교육만으로 충분히 치를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국가 영어능력평가시험을 주관할 한국영어능력평가재단(가칭)을 올해 중 설립할 계획이다. 평가재단은 기존 영어시험을 개발ㆍ운영하고 있는 단체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EBS 등의 참여를 유도하고 향후 응시료 수입 등을 바탕으로 독립채산제로 운영될 방침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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