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생률이 지역에 따라 최고 3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곳은 경북 청도군으로 10만 명당 암 환자수가 2,098명, 가장 적은 곳은 경기 시흥시로 784명이었다.
본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입수한 248개 기초자치단체별 암 환자수 자료에 따르면 청도군에 이어 경북 군위군(2,057명), 경남 산청군(2,018), 전남 곡성군(2,010), 전남 보성군(2,006) 순으로 암 환자가 많았다.
반면 시흥시, 경기 안산시 단원구(789), 경남 창원시(813), 울산 북구(825), 경기 수원시 영통구(834) 등은 전국 평균인 1,176명을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암 환자가 많은 이유를 규명하기 위해 본보 암프로젝트팀이 전국의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주요 정유시설 등 발암물질 배출시설 주변의 암 환자수를 조사했지만 차이가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하동화력발전소가 들어선 경남 하동군은 1,709명으로 다소 높았지만 영남발전소 지역인 울산 남구는 955명으로 전국 평균인 1,176명보다 낮았다. 원자력발전소 인근은 울진 1,587명, 영광 1,464명, 월성 1,297명 등으로 조사됐다.
정유시설이 위치한 지역주변의 암 환자는 GS칼텍스 여수공장(전남 여수시)이 1,551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충남 서산시) 1,292명, SK의 인천공장(인천 서구) 871명으로 집계됐다.
유근영 국립암센터 원장은 "발암물질에 노출되더라도 바로 암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식생활, 운동 등 생활습관과 발암물질이 오랜시간 상호작용을 거치면서 암으로 성장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같은 지역 안에서 동일한 생활습관을 보이는 집단에 대한 연구는 최소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은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암 환자수는 고령화와 깊은 연관성을 보였다. 안윤옥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30세 이전에는 암이 매우 드물지만 나이가 많아지면서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진다"며 나이를 주요 인자로 꼽았다.
실제로 암 환자가 많았던 청도ㆍ군위ㆍ산청ㆍ곡성ㆍ보성군은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30% 안팎으로 전국 평균인 9.3%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시흥시, 안산시 단원구, 창원시, 울산 북구, 수원시 영통구 등 암 환자가 적었던 곳은 고령자 비율이 5% 정도에 불과했다.
안 교수는 "암 환자의 지역별 차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생활습관, 환경 등에서 발병원인을 찾는 연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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