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통합민주당 박상천 공동대표가 ‘제3지대 대통합신당 합류’와 ‘민주당 사수’ 사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시기적으로 이번 주 내엔 어떤 결정이든 내려야 할 상황이다.
통합민주당 내에선 당 사수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15개 시ㆍ도당위원장들은 29일 “‘잡탕식 대통합’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조순형 의원이 만만찮은 경쟁력을 보이자 바닥 당심도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
박 대표는 외견상 통합 쪽에 무게를 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대철 신당 창준위원장을 비롯한 대통합파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는 한편, “편한 길로 가기 위해 당원 결정대로 무조건 따를 수는 없다” “독자 경선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당 대 당 통합 방식으로 신당에 결합해선 안 된다는 등의 조건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신당 합류 결정을 통해 범여권 대통합을 완성시킨 주역으로 평가받으면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는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언제든 당 사수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는 알리바이도 마련해 두고 있는 셈이다.
결국 박 대표의 최종 결심은 신당 창준위로부터 당내 강경파를 설득할 만한 명분을 제안받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신당 창준위 내 정파 간 이해 관계를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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