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이끄는 자민_공명당의 연립 여당이 29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선거에서 참패했다. 당초 목표를 크게 초과하는 압승을 거둔 제1 야당 민주당은 사상 처음으로 참의원 제1당의 자리에 올라섰다.
자민당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총리가 책임을 지고 물러난 1998년 참의원 선거의 44석(획득의석수)을 훨씬 밑도는 30석 대의 패배를 당해 아베 총리의 퇴진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일본 정국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의 30석대 참패는 1989년선거(36석ㆍ우노 노스케 정권) 이후 처음이다.
이날 새벽 1시 30분 현재 개표에서 자민_공명 연립여당은 43석을 획득, 과반수(64석) 의석에서 크게 미달했다. 특히 자민당은 35석에 머무르는 참패를 당해 아베 총리의 정권 유지가 불투명하게 됐다. 공명당도 8석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민주당은 59석을 얻어 제1당을 확보했다. 이는 당초 목표 55석을 넘는 압승으로, 민주당은 정권 교체를 위해 더욱 공격적인 의회운영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정국 경색이 예상된다.
최대 초점은 참패한 아베 총리의 거취이다. 아베 총리는 판세가 거의 확정된 이날 밤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을 완수하는 것이 총리로서의 사명”이라며 참의원에서 대패했더라도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자민당내에서는 “30석대로 패배한다면 아베 총리가 물러나지 않을 수없다”는 공감대가 암묵적으로 형성된 상황이어서 아베 총리의 퇴진 가능성이 커졌다. 야당은 여당이 제출한 법안을 참의원에서 번번히 부결시키는 방식으로 아베 총리의 중의원 해산을 유도하는 등 대결 자세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총 242개 의석 중 121석을 교체하는 이번 선거에는 직접선거구(73석)와 비례대표구(48석)에 총 377명의 여야 후보자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교체 의석이 58석(자민 47석, 공명 11석)이었던 여당이 과반수의석(122석) 획득을 위해서는 64석 이상이 필요했지만 연금문제 등에 의한 지지율 급락으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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