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월 소득이 360만원을 넘는 국민연금 가입자는 월 보험료를 최고 5만4,000원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보험료의 부과기준이 되는 '소득과표 상ㆍ하한선'을 물가 변화 등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현행 소득과표 상ㆍ하한선은 1995년 상한선 월 360만원, 하한선 월 22만원으로 지정된 이후 한번도 변한 적이 없어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복지부는 2003년부터 조정을 시도했으나 연금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이뤄지지 않아 지연돼 왔다.
소득과표 상ㆍ하한선은 월 수입이 상한선을 넘거나 하한선 아래이면 연금보험료를 동일하게 내도록 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월 수입이 1,000만원인 사람과 400만원인 사람은 모두 수입이 360만원인 것으로 간주돼 32만4,000원(보험료율 9% 적용. 단, 직장 가입자는 회사가 절반 부담)의 보험료를 내왔다. 마찬가지로 월 소득이 22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실제 소득에 상관없이 22만원에 해당하는 보험료 1만9,800원이 부과됐다.
복지부는 소득과표 상한선을 402만~45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민연금 가입자 중 월 소득이 360만원 이상인 직장인은 160만명, 자영업자는 4만7,000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12.7%에 달한다.
소득과표 하한선은 1인 가구 최저생계비인 44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하한선이 44만원이 되면 9만3,000명의 보험료가 최고 3만9,600원으로 오르게 된다.
복지부 연금정책팀 관계자는 "저소득자의 보험료 인상은 민감한 문제여서 의견을 수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판술 국민연금관리공단 가입자실장은 "상, 하한선만 조정하기 때문에 월 소득 45만~359만원인 1,122만 가입자의 보험료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달 말 입법예고하고 내년 1월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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