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창조경영’은 기업들에게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벤치마킹을 뛰어넘어 새로운 기업 및 상품가치를 만들어 내고, 변화에 따라가기에 앞서 먼저 기업 체질을 바꿀 때 비로소 ‘창조경영’은 시작된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와 이성용 베인&컴퍼니 아시아 대표, ‘쇼(SHOW)’를 탄생시킨 조영주 KTF 사장은 29일 ‘샌드위치 위기론’에 위축된 우리나라 기업들이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창조ㆍ혁신 경영’을 첫손 꼽았다.
각기 다른 분야의 최고경영자(CEO)3인이 말하는 ‘창조 경영론’을 들어보았다.
디자인은 ‘나’의 표현
김영세 대표는“이제 기업들은 60억 명의 소비자 개개인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me)가 중심이 된 게 최근의 트렌드이며 ‘나’를 중시하는 소비성향은 30대 중반 여성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은 전문직 여성들이 축적한 돈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기업들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미국 소비시장은 미드 엔드(Mid-End)는 축소되고, 하이 엔드(High-End)와 로 엔드(Low-End)만이 커지는 추세인데 대다수 한국 기업들이 매달리고 있는 미드 엔드 시장의 축소는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디자인은 꿈꾸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생각도 피력했다. 미친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는 꿈이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디자인을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또“소비자에게 선물하듯이 디자인하라. 한 사람을 위해서 디자인하면 수백 명이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나를 정말 흥분 시키고 감동시키며 미치게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앞으로 100년간 한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것은 디자인이고, 디자인은 기술이며 인술”이라고 강조했다.
창조 모르면 가르치기도 어렵다
이성용 대표는 “창조 문화가 힘든 것은 그런 문화를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이 문화를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비전을 만들고, 효율성을 높이고, 외부에서 인재를 들여오면 되지 않을까 하는데 문화가 바뀌기 전에는 창조경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창조경영은 보이는 부분보다 밑에 깔려 있는 사고방식이 중요한데 젊은 인재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보다 인재를 알아볼 줄 아는 임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력 20년의 한국 임원들은 외국 임원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고 20년 경력이 10년 경력만도 못하다”고 평가절하하며 “이는 1년 배운 것을 계속 써먹기 때문으로 이런 임원들은 창조경영을 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공한 기업들은 ‘최대치를 달성했다’는 의식이 높은데 99% 고객만족도를 달성했다고 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창조의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의 룰을 바꿔라
조영주 사장은 KTF ‘쇼(SHOW)’ 탄생의 배경으로 “우리는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1,800㎒로 다르다 보니 설움도 겪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면서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으로 게임의 룰을 바꿀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임의 룰을 바꾸고 전략적 판단을 내렸더니 새로운 시장과 세상이 열렸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3세대 네트워크를 선점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리게 된 근거로 미래성장 동력과 네트워크 경쟁력 제고, 경쟁입지 개선, 유리한 규제환경 유도 등을 들었다.
특히 쇼 서비스 중 감동적인 사례로 병상의 아버지가 딸의 결혼식 장면을 볼 수 있게 한 것을 소개했다. 그는 “창조적인 인재를 키우는 것은 회사의 몫”이라며 “회사의 경영진이 창조경영의 80~90%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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