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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 사태/ "모두 살아온 뒤에… " 배목사 장례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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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 사태/ "모두 살아온 뒤에… " 배목사 장례 연기

입력
2007.07.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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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납치 사건이 11일째로 접어든 29일 고 배형규 목사의 유족들이 “남아있는 피랍자들의 조속한 무사귀환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아프간에 있는 배 목사 시신이 국내에 운구되더라도 장례나 일체의 추모 행위를 피랍자 귀국시까지 하지 않겠다”고 밝혀 주위를 숙연케 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미사에서 “(납치는)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이런 범죄자들이 악행을 단념하고 인질들을 무사히 돌려보내도록 호소한다”며 한국인 인질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다.

배형규 목사 장례 연기

배 목사의 형 신규(45)씨는 28일 “남은 피랍자들이 석방돼 비행기에 올라 탈 때 배 목사의 시신이 제일 마지막으로 운구됐으면 한다”며 “당초 분당 서울대병원에 마련키로 한 빈소를 설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버지 배호중(72)씨도 “아들의 시신을 만져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피랍자들과 함께 나눔과 봉사의 뜻을 펼치러 간 이상 함께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날 배 목사 시신이 훼손될 것을 우려, 아프간 바그람 기지에 안치된 시신을 가능한 한 조속히 운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가족 측에 전달했다.

이에 배 목사유가족과 교회 측은 “시신의 국내 운구는 받아들이겠으나, 시신이 도착해도 장례는 나머지 인질이 무사히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배 목사 시신은 조만간 국내로 운구 되겠지만 장례는 상당 기간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중앙 정부 따로, 주 정부 따로

그러나 인질 석방의 열쇠를 쥔 아프간 정부는 사건이 발생한 가즈니주(洲) 정부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인질 사태 해결은 요원하기만 하다.

아랍권 위성채널 알 자지라가 28일 “아프간 정부가 가즈니주 정부에 수용된 탈레반 수감자 4명을 석방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가 곧바로 정정했다.

아랍권 소식에 정통한 알 자지라 방송의 오보는 아프간 중앙 정부와 가즈니주 정부 사이의 갈등 때문으로 드러났다. 알 자지라는 “가즈니 주정부는 수감자 석방을 고려 중이라고 한 반면 중앙 정부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말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사실이라면 아프간에 특사로 급파된 백종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이 아프간 중앙 정부와 가즈니 주정부를 각각 상대해야 할 것으로 전망돼 협상에 애로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바이=박원기기자 one@hk.co.kr성시영기자 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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