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선방송(케이블 TV)을 운영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저가형 상품에 편성된 채널 가운데 스포츠, 드라마 등 인기 채널을 빼내 고가형 상품에만 편성하는 수법으로 가입자들을 고가형으로 유도했다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일방적으로 채널편성을 변경한 티브로드한빛방송 등 태광그룹 계열 8개 SO 및 CJ그룹 계열 3개 SO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이들 11개 SO는 지난해 저가형 묶음상품에 포함돼 있던 MBC ESPN, SBS 스포츠, 드라마 채널 등 인기 채널을 일방적으로 빼내 고가형 상품에만 편성함으로써 저가형 상품의 품질을 떨어뜨렸다.
가입자들은 이에 대한 불만이 생겨도 중도해지에 따른 위약금 때문에 계약을 해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가입자들이 계속 인기 채널을 보기 위해 경제형이나 고급형을 선택하게 돼 50~150%의 수신료를 추가 부담해야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티브로드강서방송 등 태광그룹 계열 15개 SO가 2005년 12월부터 독점방송지역에서 아파트 등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던 단체계약 상품의 신규계약 및 계약갱신을 거부한 사실을 적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1,600만원을 부과했다.
이는 경쟁사업자가 없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고가인 개별상품으로의 전환을 유도한 행위다. 이들은 부산 서구 등 경쟁사업자가 있는 지역에서는 낮은 가격의 단체계약 상품을 계속 공급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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