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통합신당을 표방한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 창준위가 지역 시ㆍ도당 창당대회를 통해 밑바닥 지지층 세몰이를 시작했다.
창준위는 시ㆍ도당 창당대회에 대선주자들을 참석시켜 치열한 유세전의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주말인 28일과 일요일인 29일 유세전의 핵심은 ‘손학규 대 비 손학규’ ‘친노(親盧) 대 비노(非盧)’의 대결이었다.
손 전 경기지사 공격에 총대를 멘 사람은 개혁 성향의 천정배 의원이었다. 천 의원은 29일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충북도당 창당대회에서 “입으로는 평화를 말하면서도 북한이 핵실험을 하니까 당장 의약품이고 식량이고 인도주의적 지원마저 끊자고 주장했는데 이는 한나라당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북한 핵실험 직후 손 전 지사가 전면적인 대북 지원 중단을 주장하는 등 강경 기조로 돌아선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28일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경기도당 창당대회에서도 “출신도 한나라당, 정책도 한나라당인 대선후보로 과연 우리가 이길 수 있겠냐”며 “한나라당의 외환위기, 차떼기, 수구 냉전을 공격하면 우리 자신의 발등을 찍게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손 전 지사는 29일 충북도당 창당대회에서 “5ㆍ16을 구국의 혁명이라고 찬양하는 권위주의 낡은 세력과 땅투기나 생각하는 부패한 개발경제 세력에게 이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비판하며 반 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비판에 직접 대응하지 않으면서 “한나라당 개혁 세력도 폭 넓게 동참하는 국민 대통합으로 가야 하고 영남과 호남을 가리지 않는 국민 대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말해 ‘광폭 대통합’을 강조했다.
반면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28일 경기도당 창당대회에서 “내가 정치 생명을 걸고 만드는 데 앞장섰던 우리당을 같이 지켜줄 줄 알았던 사람들이 죄다 나가 버렸는데 여기서 만났다”며 천 의원과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을 공격했다.
신 전 의장은 29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도 “우리 진영 대선주자들의 구호 중에 ‘평화가 돈’이란 표현에 당혹감을 느낀다. 돈 벌자고 평화를 추구하는 것인가”라고 ‘한반도 평화경제론’을 펼치는 정 전 의장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장은 28일 “손 전 지사가 경기도에서 열심히 일할 때 서울시장은 땅투기하고 개인 이익을 챙겼다”고 손 전 지사 감싸기에 나섰다. 같은 비노 전선에 서 있는 손 전 지사를 엄호한 것이다. 정 전 의장은 29일에도 “투기꾼 대통령과 독재정권의 계승자는 시대 정신이 될 수 없다”며 한나라당 두 유력후보를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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