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만 지음ㆍ이태수그림/ 바보새 발행ㆍ240쪽ㆍ1만원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망타기 말타기 놀다 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얼마 전 TV광고에 삽입됐던 노래 한 곡이 민속놀이의 정겨움을 일깨워준 바 있다.
그러나 학교를 파하면 놀이터나 마을의 빈터 대신 학원을 전전하고 친구들과 오락실, 만화가게, 컴퓨터게임에 매달리는 요즘 아이들이나 혹은 이를 묵인하는 어른들에게 이런 민속놀이는 박물관의 박제품 정도로나 여길지도 모르겠다.
의정부 발곡초등학교 김종만(50) 교사가 쓴 <잘 놀아야 철이 들지> 는 이들에게 권할만한 민속놀이 백과사전이다. 제기차기부터 땅따먹기까지 100여종에 달하는 민속놀이의 놀이법, 민속학적 전통, 어원, 사례 등을 소개한다. 잘>
책은 놀이를 2개월 단위로 배열한다. 계절이 바뀌고 놀이공간의 환경이 바뀌더라도 아이들이 어떻게든 놀이를 만들어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요즘말로 하자면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창의력’ 훈련을 한 셈이다.
예를 들어 1ㆍ2월에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활발하게 몸을 움직이는 놀이가 많다.
두 편으로 나뉘어 뛰고 달리며 밀고 당기는 돼지불알놀이나 동네방네 뛰어다닐 수 있는 연날리기가 그렇다. 땅이 풀리고 풀꽃이 올라오는 3,4월에는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 으로 시작되는 꽃찾기놀이나 꽃이나 풀의 줄기를 엇걸어 잡아당기는 풀싸움놀이를 했다.
지은이는 “민속놀이는 자연과 분리돼서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며 “생명력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계승해야 할 전통의 보고” 라고 말했다. 지은이는 놀이를 하다가 규칙을 위반하면 ‘아웃’이라고 말하는 요즘 세태도 불만이다.
민속놀이에서 이를 ‘죽었다’ 고 말했는데 이는 죽었다가 살아나는 생명의 순환성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20년 이상 민속놀이 수집과 보급에 관심을 기울여왔던 그는 이 책과 함께 14년 전 선보였던 <아이들 민속놀이 100가지> <북녘아이들 민속놀이 100가지> 도 손을 봐 새로 냈다. 흑백삽화를 컬러만화로 바꾸어 친숙함을 더했다. 북녘아이들> 아이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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