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토너먼트 대회에서 3,4위전은 김빠진 승부가 되기 쉽다. 하지만 오는 28일 밤 9시35분(한국시간ㆍMBC생중계) 한국(FIFA랭킹 58위)과 일본(36위)이 맞붙는 2007 아시안컵에서는 다르다. 2년 만에 열리는 한ㆍ일전의 미묘한 경쟁 심리 외에도 이번 3,4위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적지 않다.
베어벡 재신임의 분수령
결과에 따라 핌 베어벡 감독의 거취가 결정될 수 있다. 아시안컵 내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여 여론의 사퇴 압력을 받은 베어벡 감독은 3,4위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구나 상대가 ‘지면 못 사는’ 일본이라는 점도 베어벡 감독을 더욱 긴장시킨다. 지난 2005년 조 본프레레 감독이 경질된 시발점이 바로 한ㆍ일전 패배였다. 그 해 7월 동아시아 대회에서 일본에 0-1로 패하며 중국 일본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하자 경질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본선 직행 티켓을 잡아라
3,4위전이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아시안컵 차기 대회 자동 진출권 때문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17일 총회에서 이번 대회 3위까지 성적을 거둔 국가에 2011년 아시안컵 본선 진출 티켓을 주기로 결정했다. 만약 3위로 이번 대회를 마치면 아시안컵 예선 없이 4년 뒤 카타르에서 열릴 예정인 본선에 직행한다. 홈앤어웨이 방식으로 총 6번의 경기를 치러야 하는 아시안컵 예선을 치를 필요가 없다면 대표팀 뿐 아니라 소속팀 선수를 내줘야 하는 K리그도 반길 일이다.
라이벌 열전
경기 내적인 관전포인트도 흥미롭다. 우선 ‘프리킥의 달인’이 충돌한다. 이천수와 일본의 나카무라 ??스케의 프리킥 대결이다. 스코틀랜드 셀틱FC에서 뛰고 있는 ??스케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2개의 프리킥골을 뽑아낼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프리킥으로 2골을 잡아냈다. 아직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는 이천수가 자존심을 회복할지 관심이다. 누가 한국 축구의 골가뭄을 해갈할지도 궁금하다. 5경기 3골의 빈공을 떨쳐버릴 해결사가 필요하다. 이운재와 가와구치가 벌이는 수문장 대결도 흥미 만점. 한국은 일본과 통산 상대전적 68전38승18무12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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