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지음·더난출판 발행·312쪽·1만2,000원
사회 생활을 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인간 관계라고 답하기 십상이다. 불황 속에서도 처세술ㆍ인간 관계에 관한 책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처세에는 정도가 없다.
이 책은 올바른 인간 관계는 ‘나’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좋은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자기 자신도 잘 모르면서 남을 알려고 하고, 또 안다고 오해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무수한 심리적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나’는 과연 같은 사람일까? 내 성격은 인간 관계를 잘해 나가는 데 유리할까, 불리할까? 이러한 자기 성찰이 없는 인간 관계는 사상 누각에 불과하다고 책은 말한다.
책은 나 자신도 몰랐던 숨겨진 나를 발견하는 방법, 인간 관계의 달인이라는 사람들이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방식, 그리고 다양한 심리의 법칙들을 제시한다. ‘긍정적 착각(positive illusion)’이 좋은 예.
대한민국 정치인의 98%는 자신이 도덕적이라고 생각한다는 한 설문 조사 결과가 그 같은 사실을 웅변한다. 동시에 자신을 제외한 다른 정치인들은 66%만 도덕적이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긍정적 착각이 과도하면 왕자병, 공주병이 돼, 좋은 인간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한다는 지적이다.
한때 일본에서 화제를 모았던 심리 실험 한 가지. 자신의 이마에 알파벳 ‘E’자를 써보는 것이다. 만약 ‘E’자를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썼다면 그는 다른 사람의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는 공적 자기 의식이 강한 사람이다.
반면 ‘E’자를 내 기준으로 읽을 수 있게 썼다면 그는 자기 중심적인 경향, 즉 사적 자기 의식이 강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보통의 처세술 관련 서적들은 인간 관계를 잘하기 위해서 남의 마음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등만 강조하기 일쑤다. 하지만 이 책은 객관적인 테스트나 예제를 통해 나를 들여 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해 어떻게 인간 관계를 끌어나가야 할지를 실천적으로 제시한다.
지은이는 “좋은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는 것”이라며 “올바른 인간 관계의 출발은 나에게서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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