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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네티즌, 절제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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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네티즌, 절제할 때

입력
2007.07.2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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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의 본질은 따지지 않은 채 네티즌만 싸잡아 비난해도 되는 겁니까."

아프간 피랍자들의 신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 등을 마구 퍼뜨리는 인터넷 '막장 문화'에 대한 기사(본보 25일자 9면, 26일자 A10면)가 나가자 항의 댓글과 메일이 빗발치고 있다. 대부분 감정 섞인 반응이지만, 이성적인 태도로 문제를 제기하는 이도 적지 않다.

반론의 요지는 이렇다. 무리한 선교가 이번 납치 사태의 근본 원인이고, 다른 문화권의 관습과 전통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한국 개신교를 문제 삼는 게 언론의 올바른 자세 아니냐는 것이다.

"여론을 외면한다" "교회 권력의 지각 없는 행태에는 왜 침묵하나"는 의견들이 쇄도했고, "누적돼 있던 개신교계에 대한 반감이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터놓고 말하면, 한국 개신교 문화에 비판받을 점이 있다는 지적에는 기자도 공감한다. 한국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공론의 장에서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는 게 기자의 입장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우선 순위와 적절한 때가 있는 법이다. 지금 이 순간 최우선 과제는 두말할 나위 없이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이다.

그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이 시점에서 자칫 종교적 갈등을 불러올 수도 있는, 한국인들에 대한 무장단체의 적대심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게시물을 '국경 없는 정보의 바다'인터넷에 유포시키는 게 과연 적절한 행동일까. 잘잘못을 가리는 일은 사태가 마무리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비판과 토론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일부 네티즌들의 잔인한 독설, 타인을 위험에 몰아넣을 수 있는 정보의 유포 행위 등은 결국 '익명성'의 그늘에 숨어 자유는 누리되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 지금은 '저주'보다는 '절제와 배려'의 미덕이 필요한 때다.

김정우 사회부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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