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일본의 엔화가 오랜만에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도쿄(東京)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 당 118엔대까지 올랐다. 전날 미국ㆍ유럽 시장에서도 엔화는 일시적으로 118엔대를 기록했다. 엔화는 유로와 영국의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엔화의 급상승은 엔 약세를 크게 부추겨 온 ‘엔 캐리 거래’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주요 헤지펀드들은 엔화에 대해 ‘사자’로 돌아서고 있다.
일본의 싼 금리로 엔을 대거 사들인 다른 투자자들도 ‘엔 팔자’를 축소하는 모습이다. 엔화의 과도한 약세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주택시장의 불안이 증폭하고 미국의 금리 인하 관측이 재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 증시가 폭락하자 엔을 매입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주식 하락에 따른 투자 손실을 외환 거래 등으로 만회하려는 시장의 생리가 작용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미 증시 등 동향을 주시하면서 당분간은 엔을 사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 다른 나라와의 금리차가 여전히 현격한 만큼 본격적인 ‘엔 고’ 국면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엔 캐리 거래란 금리가 싼 일본에서 엔화를 빌린 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에서 운용해 수익을 챙기는 것을 말한다. 일본은 현재 0.5%라는 초저금리를 고수하고 있는 반면, 미국과 유럽의 금리는 각각 5.25%와 4.0%에 이르러 엔캐리거래가 확산돼 왔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