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삐삐…” “앗! 카드 도박 현장이다.”
25일 오후 6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U빌딩. 불법감청 주파수를 포착, 전파 발신지를 찾아 나선 경찰과 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 직원들은 전파 검색장비의 화면에 뜬 모습을 보곤 깜짝 놀랐다. 무선 전파까지 활용하는 사기 도박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숙박업소 일대를 돌며 주변 건물에서 불법감청 주파수 탐색활동을 해온 중앙전파관리소는 24일 강남구에서 미등록 주파수를 포착했다. 다음날까지 경찰과 전파관리소 수색팀은 전파 발신지에 가까워질수록 신호음이 점점 달라지는 장비를 이용, 강남 일대를 뒤졌고 마침내 사기 도박단을 붙잡았다.
검거의 계기가 된 미등록 전파의 출처는 바로 무선 몰래카메라였다. 사기 도박단은 무선 몰카로 상대방의 패를 촬영한 화면을 승합차에 있는 동료에게 보낸 뒤 다시 도박판의 또 다른 동료에게 송신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의 돈을 뜯어냈다. 이들은 이렇게 18일부터 하루 3,000여만원의 판돈을 걸고 1주일 동안 총 2억원 상당 규모의 도박장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사기 도박단 5명을 붙잡았고, 현금 3,100만원과 무선 몰카 12대와 초소형 자석이어폰 1,400여개, 형광물질을 칠한 카드 26목 등 물품을 압수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7일 사기 도박단을 운영한 부동산 컨설팅 대표 김모(40)씨를 구속하고 조모(40)씨 등 4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김재욱 인턴기자(연세대 사회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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