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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우리시대의 언어를 켜켜이 들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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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우리시대의 언어를 켜켜이 들춰본다

입력
2007.07.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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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펴냄 /376쪽·15,000원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말했다. 고종석씨의 언어는 신문 기자, 언어학도, 작가라는 존재 양식이 중첩된 지점에서 올려진 축조물이다. 그가 2006년 3월~지난 2월 까지 한국일보에 전면 기사로 연재했던 <말들의 풍경> 이 책으로 묶여져 나왔다.

글 맨 뒤에 찍혀져 있는 년월일은 신문에 게재된 날짜다. 저자는 “리모델링하지 않고, 신문에 실었던 그대로의 ‘날글’을 그대로 실었다”며 “우아함을 포기하고, 글들이 쓰여질 당시의 맥락을 살려 씌어진 시점의 발언으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한다.

그 저널적 풍경은 2005년 한국일보에 연재됐던 <시인 공화국 풍경들> 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국 현대시에서 한국어, 나아가 언어 일반으로 관심의 지평을 넓힌 결과물로서의 글들은 당대와 밀접히 호흡해야 하는 신문 글의 새 전범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책은 현대 한국어를 주제로 해 펼칠 수 있는 논의의 지평이 얼마나 넓은지를 입증한다.

<청산별곡> 에서 홍희담의 <깃발> 까지 시대를 가로지르며, 여성성과 남성성의 언어 등 이 시대 언어 현상의 정곡을 찔러 들어 간다.

한국어는 수천여개를 훨씬 넘는 언어들 가운데 12~13번째로 사용자가 많은, 매우 큰 언어라고 책은 쓴다. 그러나 남북한의 인구가 감소ㆍ정체되는 현실에서, 한국어의 위세는 현실적으로 훨씬 더 초라해진다며 주의를 촉구한다.

정부ㆍ기업ㆍ대학과 연구소 등이 힘을 모아 한국어라는 조붓한 길을 정성스레 가굴 때, 그 길로 걷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맨 마지막(2월 21일자) 글에는 필자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져 있다.

본문 바로 뒤에 달린 작은 박스들은 법령, 대담 기사, 저잣거리의 노래 가사, 시대적 발표문 등 온갖 층위의 언어를 텍스트로 하여 분석, 바로 앞의 논의를 풍성히 해 준다. 책의 제목은 작고한 문학 평론가 김현의 유고 평론집에서 따왔다고 저자는 자서(自序), 즉 서문에서 밝힌다.

“김현의 파트너이자 맞적수라 할 김윤식”에 대한 논평은 물론, 강준만ㆍ홍승면ㆍ임재경ㆍ정운영 등의 저널리즘적 글쓰기와 전혜린ㆍ양주동 등 문사의 글에도 한 장을 할애하고 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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