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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중간실적 공개… 위기론 조기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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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중간실적 공개… 위기론 조기 진화

입력
2007.07.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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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얘기(삼성 위기론)가 나돌고 있지만 전체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훨씬 좋아졌습니다. "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2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상반기 그룹 전체의 경영실적을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실적은 나빠졌지만 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 그룹 전체로는 오히려 이익구조가 탄탄해졌다는 게 요지였다.

앞서 삼성전자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바닥을 쳤고 이제 다 좋아진다"고 했고,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삼성이 위기가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언제 위기가 아닌 때가 있었냐"며 기업이 태생적으로 갖는 '상시 위기론'을 은연중 강조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들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로 시장에 돌고있는 '삼성 위기설'을 조기에 잠재우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현재의 일시적인 어려움은 기업 체질을 한 단계 개선하기 위한 통과 의례라는 게 삼성 측의 시각이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2000년 이후 5~6년간 고도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다질 때"라며 "1~2년간 에너지를 축적하고 또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사업간 재편, 불요불급한 비용 축소, 인력 재배치는 이와 별도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의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일부 삼성전자 고위직 인사 등을 둘러싸고 불거진 위기론은 어디까지나 확대 해석이라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5년6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표(영업이익 9,100억원)를 받았다. 삼성SDI도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적자를 냈다.

이런 가운데 삼성그룹은 지난달 초 각 계열사에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려보냈다. 신수종사업 발굴과 사업구조 재편, 인력 재배치, 원가절감을 내용으로 하는 이 방안은 사실상 '비상경영 선포'로 인식됐다.

이 때부터 인력 구조조정의 후폭풍이 예고됐고, 실제 부장급 등에 대한 예년보다 큰 폭의 명예퇴직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이 달 들어 삼성전자 황창규 반도체총괄부문 사장이 겸직하고 있던 메모리사업부장에서 물러난 것도 문책성 인사로 해석되면서 위기론은 한층 증폭돼 왔다.

삼성은 실제보다 과장된 위기론을 조기 진화하지 않을 경우 내부 직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그룹 전체의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역시 원화가 달러에 비해 2003년 말보다 23%, 엔화가 38% 절상된 점을 감안할 때 삼성의 실적을 위기로 보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시중에 하도 소설 같은 얘기들이 많이 떠돌아 정확한 팩트를 밝힐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재무팀장과 협의해 간담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 측의 이 같은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 위기론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 삼성 위기론의 직접적 방아쇠가 된 것은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지만, 단순히 실적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위기론의 요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위기는 현재의 위기가 아니라 미래 먹거리의 위기"라며 "반도체 경기가 상대적으로 좋아지면서 하반기에 삼성전자 등의 실적도 개선되겠지만,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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