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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읽기·셈하기 힘들어하는 우리아이… 혹시 학습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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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읽기·셈하기 힘들어하는 우리아이… 혹시 학습장애?

입력
2007.07.2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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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의찬이 엄마는 얼마 전 담임선생님 상담을 다녀와서 큰 충격에 빠졌다. 아이가 학습장애가 의심되니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는 것이었다.

평소에 그저 놀기 좋아하는 개구쟁이라고만 생각했지 뭔가 ‘장애’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습장애(learning disability)는 지능은 정상 수준인데 뇌의 특정부분에 장애가 있어 듣기ㆍ읽기ㆍ쓰기ㆍ셈하기 등과 같은 기본적인 학습을 잘 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학습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은 학습을 방해할 만큼 심각한 신체ㆍ생리적 결함이 없고, 가정이나 교육, 문화적 배경에 두드러진 결손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흔히 그저 아이가 늦되는가 보다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서울병원 소아ㆍ청소년정신과 홍성도 교수는 “학습장애를 ‘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쉬운데 이는 분명 전문가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말한다.

특별히 지능이 낮거나 학습량이 부족하지 않은데도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면 가급적 빨리 아이의 상태를 진단하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을 수도

학습장애는 자칫 방치될 우려가 높은 질환이다. 성적이 나쁘면 단순히 지능이 떨어지거나 학습에 흥미가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어린 자녀에게 공부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그

러나 노력을 하지 않아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경우와 뇌에 문제가 있어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확실하게 구분해야 한다.

정상, 또는 정상 이상의 지능지수를 가지고 있고 정서ㆍ사회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학업성취도가 비정상적으로 떨어지면, 이를 학습장애라고 한다.

이 경우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며, 이를 계속 방치했다가는 영영 아이의 공부습관을 바로잡을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학습장애는 크게 읽기 장애, 산술 장애, 쓰기 장애로 나눌 수 있다. 이런 장애가 있으면 자녀의 나이, 지능, 그리고 받은 교육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공부를 잘하려면 먼저 지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그 외에 읽기, 쓰기, 지각능력, 기억력, 정보처리능력 같은 학습능력도 상당히 중요한데, 좌뇌와 우뇌가 기능적인 차이를 보여 불균형을 이루면 이런 학습능력에 문제가 발생한다.

대개 왼쪽 뇌의 기능이 떨어지면 언어적인 분석과 논리적인 해석력, 그리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읽기, 표현하기, 계산, 미세운동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반면 형태적, 직관적, 종합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오른쪽 뇌에 문제가 생기면 상상력, 추리력, 공간지각능력, 창의력 등이 떨어지고 음악, 미술, 체육 등과 같은 예ㆍ체능 과목이나 글짓기 등의 과목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 가벼운 학습장애는 부모도 치료 가능해

마음누리신경정신과 정찬호 원장은 “가벼운 학습장애인 경우에는 부모의 훈육방법과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왼쪽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복습 위주의 학습법이 도움이 된다. 이 경우에는 언어적인 분석 능력과 해석력, 집중력 등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다. 그러므로 아는 것을 토대로 반복적으로 학습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복잡한 것을 단순화시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학습장애 아이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은, 글자를 빼놓고 읽는다든가 거꾸로 읽는 등의 읽기 장애이다. 이 역시 왼쪽 뇌의 기능이 약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런 장애를 가진 아이에게는 책을 읽을 때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천천히 읽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또 오른쪽에 자극을 주는 생활습관으로 왼쪽 뇌의 기능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물을 볼 때 시선을 오른쪽으로 향하게 하고, 특히 오랜 시간 보게 되는 책이나 TV, 컴퓨터 등은 가급적 오른쪽에 두도록 한다.

반면에 오른쪽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예ㆍ체능 과목에 약한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학습 계획을 세우고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순서를 정해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그것을 지켰을 때에는 칭찬을 많이 해준다.

반대로 지키지 못한 경우에는 아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납득할 수 있게 충분히 설명해준 다음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는 범위 내에서 꾸짖는다.

■ 심한 학습장애는 전문의와 상담을

난독증이 심해서 책을 읽기 힘드는 등 학습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진단을 거쳐 의료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학습장애는 각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뇌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진단은 3가지 검사를 통해 내려진다. 뇌의 통제 기능과 자율신경계 및 중추신경계를 체크하고 뇌의 각 기능과 좌우 균형 상태를 살펴보게 된다. 이 밖에 뇌 기능을 저해할 수 있는 일반적인 건강 상태도 검사해볼 필요가 있다.

● 학습장애 어린이 지도법

1. 아이의 학습습득 속도를 항상 잘 살펴야 한다. 유난히 아이가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날에는 단어를 반복해 쓰는 정도의 단순한 과제를 주는 게 좋다.

2. 학습장애 아이가 갑자기 지금까지 잘 알던 것을 잊어버리거나 혼동하면 윽박지르지 말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도록 한다.

3.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공부하게 하고, 처음 시작할 때는 ‘오늘은 무엇을 배운다’는 목표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4. 하루에 두세 가지 과목을 공부하는 경우에는 과목이 중첩되지 않게 한다.

5. 부모가 스스로 자리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인터넷이나 백과사전을 통해 알아가는 과정을 가르쳐준다.

6. 공부방을 정돈해준다.

7. 컴퓨터나 비디오는 아이에게 좋은 학습 도구이지만 과하면 독이 되므로 가급적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다.

8. 무조건 반복하는 학습은 학습장애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9. 무언가 깨닫게 되고 머리를 쓰는 작업이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를 위해 말 잇기 게임이나 보드 게임, 기억력 게임 등을 같이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10. 공기 놀이, 줄넘기 등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자주 하도록 유도한다.

<자료:삼성서울병원>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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