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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중만의 히말라야 가는 길] 다섯 번째 이야기 - 나는 산에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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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중만의 히말라야 가는 길] 다섯 번째 이야기 - 나는 산에 미쳤다.

입력
2007.07.2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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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산행을 다녀온 지 석 달이 지났다.

그 뒤로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찍으러 두바이에 다녀왔고, 시드니 바다에 내린 달빛을 찍었고, 한국의 이미지 작업을 하러 경주의 불국사와 안동의 병산서원을 다니고 있다. 병산서원은 참 자유롭고 멋진 곳이다. 그런데 자꾸 눈에 밟히는 곳이 있다. 시간이 흘러가도 내 맘이 자꾸 맴도는 그런 게 생겼다.

히말라야 산행을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났을 때다.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님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K2는 어떤 곳이냐고.

그 분은 나한테 미쳤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나는 반드시 K2에 갈 것이라 결심을 했다. 그렇다. 산은 그렇게 나에게 찾아와 꿈을 주었고, 예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세상의 숨결을 주었다.

단 한 번의 산행이 나를 변화시킨 것이다.(물론 그 한 번의 산행으로 산에 대해 무엇을 알고 제대로 말할 수 있겠냐만은.)

내가 미처 몰랐던 에베레스트의 길은 나의 육체적인 허약함을 일깨워주었고, 내게 산의 강함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곳은 한없이 크고 거칠며 아름다웠다. 살을 에는 듯한 강 추위와 살을 태우는 듯한 햇살. 비와 구름과 안개가 어느 오후에 모두 일어나는 변화무쌍한 기후도 자연의 섭리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오르고자 하는 K2의 길은 지금 내게 기대와 두려움 그리고 기다림을 준다.

어쩌면 나는 K2를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저 꿈을 꾸며 기다림으로 언젠가를 위해 바라만 보고 있을 수도 있다.(장재구 회장님 말대로 우리나라에도 아름답고 좋은 산이 많다.)

그 내가 미친 히말라야에 되돌아 가기 전 나는 북한산에도 설악산에도 한라산에도 그리고 금강산에도 갈 것이다.

이미 나는 내가 본 새로운 세상의 숨결에 몸을 맡겨 버렸다.

그 산을 밟아가며 살아왔던 사람들과, 그 산을 그리며 사는 사람들과, 그 산을 오르며 죽은 영혼들. 내 숨결에서 잠든 그들을 향한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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