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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금강송 숲으로 떠나는 여행 "시원하게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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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금강송 숲으로 떠나는 여행 "시원하게도 뻗었다!"

입력
2007.07.2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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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송이란 나무가 있습니다. 소나무 중에서 으뜸으로 치는 나무입니다. 속이 노랗다 해서 황장목(黃腸木), 표피가 붉은 빛을 띤다고 해서 적송, 매끈하게 잘 뻗었다고 해서 미인송, 금강송 목재의 집산지가 춘양이어서 붙여졌다는 춘양목 등 여러 이름을 거느린 자랑스러운 토종 나무입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는 듯 죽죽 뻗어 올라간 금강송은 그 늠름함에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금강송은 궁궐의 대들보나 기둥, 왕실의 관으로 쓰인 최고의 목재로 조선시대 때는 나라에서 직접 관리를 했던 귀한 나무입니다. 일제 때 대대적인 약탈로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지금은 제대로 모양새를 갖춘 금강송 군락지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부지방산림청이 이 소중한 금강송 군락지 3곳(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봉화군 소천면 고선리, 영양군 수비면 본신리)을 ‘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에코투어’란 이름으로 일반에 개방했습니다.

아름답고 청정한 계곡을 끼고 있는 이곳에서 금강송의 진면목을 확인하면서 숲의 즐거움을 만끽하라는 고마운 배려입니다. 시원한 숲 그늘에서 금강송이 내뿜는 청정한 기운을 맘껏 들이 마실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올 여름 휴가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하셨다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나무, 금강송이 있는 깊은 산속을 추천합니다.

■ 영양 본신리

수비면 일대는 전국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곳이다. 영양에서 울진 평해로 넘어가는 고갯마루 인근의 본신리 일대는 1970년대 남부지방산림청이 ‘미림단지’로 지정하고 보호 육성했던 국유림이다. 덕분에 주변 다른 지역보다 금강소나무가 잘 보존될 수 있었다.

울진 소광리나 봉화 고선계곡에 비해 이곳은 솔숲으로의 접근이 쉽다. 88번 국도와 바로 인접했기 때문이다. 이곳에 조성된 탐방로는 모두 5곳. 이 중 산불관리사무소 뒤편의 4코스와 계곡과 나란히 이어지는 2코스가 1~2시간 적당한 산책으로는 가장 알맞다.

금강소나무는 비탈진 곳에서 잘 자라는 특성상 금강송숲을 감상하려면 언덕을 오르는 수고는 필수다. 2코스 초입에서 만나는 금강송 군락지에선 오래 전 소나무가 겪은 아픔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제법 둥치가 큰 소나무들 상당수가 밑동 한쪽에 껍질이 벗겨져 있다. 기름이 귀하던 시절 송진을 얻기 위해 나무에 낸 상처들이다. 이렇게 밑동에 상처 난 소나무들은 일직선으로 자라지 못하고 조금씩 굽어있다.

인근에 검마산휴양림과 백암온천이 있다. 예약을 통해 숲해설가로부터 코스 안내와 금강송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영덕국유림관리소 (054)730-8140

■ 울진 소광리

소광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금강송 군락지다. 워낙 깊숙한 곳에 있어 개발과 벌목의 칼끝을 피할 수 있었다. 조선 숙종 때 이미 이곳의 소나무 벌채를 금했던 표석인 황장봉계(黃腸封界)가 남아 있는 이 숲은 1959년 육종림 지정 이후 민간인의 출입이 꽤 오랫동안 금지됐던 금단의 땅이다. 지금도 금강송 보호사업으로 그 어느 곳보다 실한 금강송을 볼 수 있다.

임도와 계곡으로 이어진 금강송 산책로는 3개 코스. 전체를 둘러보는 데 2시간이 걸린다.

인근에 통고산휴양림과 한국의 그랜드캐년으로 불리는 불영계곡이 있다. 울진국유림관리소 (054)780-3940

■ 봉화 고선리

이곳 또한 울진 소광리, 영양 본신리에 뒤지지 않는 오지다. 고선계곡은 청옥산 태백산 각화산에서 흘러내린 40km가 넘는 긴 계곡. 주민들은 이곳에 아홉 마리의 말이 한 기둥에 매여있는 구마일주(九馬一株)의 명당이 있다고 해서 구마동계곡으로도 부른다.

현동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태백 방향으로 4km 가량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고선계곡이다. 계곡을 따라 임도가 계속 이어진다. 도로가 좁아 버스 등 대형차량은 들어갈 수 없다.

고선계곡 금강송 숲길 탐방로는 2가지. 인근에 청옥산 자연휴양림이 있고 열목어 서식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백천계곡과도 가깝다. 영주국유림관리소 (054)635-4253

영양ㆍ울진 = 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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