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바닷가로 피서를 다녀왔던 김모(28ㆍ여)씨는 이마에 흰 반점을 발견했다. 휴가 동안 피부 전체가 살짝 그을린 상태였는데 유독 그 부분만 멀쩡한 것. 이상한 생각에 이리저리 몸을 살펴 본 김씨는 이마 외에도 종아리 뒷부분 등 두어 군데 흰 점을 더 발견했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백반증 진단을 받았다.
■ 백반증이란?
옷으로도 가릴 수 없는 반갑지 않은 하얀 꽃, 백반증. ‘백납’이라고도 하는 백반증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피부의 멜라닌세포가 파괴되면서 피부에 흰 반점이 생기는 병이다.
대개 후천적으로 시작되지만 가족력(family history)이 흔히 있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는 “백반증은 햇빛이 강해지는 여름철에 특히 주의해야 할 피부병”이라며 “최근 노출 패션을 즐기다 신체 일부분이나 전신에 흰 반점이 생겨 병원을 찾는 사람이 눈에 뛰게 늘었다”고 말했다.
유아기에 나타나는 백반증은 유전적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성인기에 발병하면 물리적 손상, 자외선에 의한 화상, 임신과 출산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반증이 생기면 갑자기 얼굴, 손발, 목, 몸통 등 몸 전체에서 하얀 반점이 나타나고, 눈썹이나 머리카락이 하얗게 탈색되기도 한다. 한두 개로 시작해 점점 주변으로 퍼지는 경우가 많다.
백반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가 어렵고 주변으로 계속 번지게 돼 심리적 부담을 주기 쉽다. 특히 우리 나라 사람과 같은 피부색은 백반증이 겉으로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외모 콤플렉스를 느끼거나 노출을 꺼리게 된다.
■ 진단과 치료
몸에 나타나는 하얀 반점이 모두 백반증은 아니다. 신생아에게 나타나는 흰 반점은 멜라닌 색소량이 적어 하얗게 보이는 단순 흰 점인 경우가 많다. 또 빈혈성 모반이라는 피부병도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나무젓가락으로 자가 진단할 수 있다. 정상 피부나 백반증 피부는 젓가락으로 긋는 방향대로 붉은 선이 생기지만 빈혈성 모반은 붉은 선이 생기지 않는다.
청ㆍ장년층에 흔한 어루러기(피부 질환 일종), 노인층에 흔한 노화 현상인 흰 점은 모두 백반증과 다른 것으로, 지레 겁을 먹거나 민간요법에 의지했다가 더 악화하는 수가 있으므로 하얀 반점이 나타난 초기에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백반증은 하얗게 변한 피부에 자외선을 비춰 검사하는 ‘우드등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백반증 치료로는 약물요법과 함께 자외선 치료법이 있다.
온 몸에 광범위하게 생긴 백반증은 전신 광선요법을 시행한다. 특수 약물을 먹거나 바른 뒤 광선을 쐼으로써 피부 속 색소세포를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특정 부위에만 백반증이 나타났다면 엑시머레이저 치료가 효과적이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이상준 원장은 “백반증은 초기 6개월 내 치료하면 효과가 매우 뛰어나므로 평소 자신의 피부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백반증 예방법
1.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한다.
2. 햇빛 노출을 막고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사용한다.
3. 백반증이 진행될 때는 손으로 긁거나 피부를 심하게 마찰하면 안 된다.
4. 되도록 화학물질이 피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5. 평상시 야채, 조개, 굴, 검은 깨, 호두, 콩으로 만든 식품, 우유, 생강 등 멜라닌 세포 재생과 색소 대사를 촉진하는 식품을 많이 먹는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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