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1만여명의 대의원과 지지자들이 행사장인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 운집한 가운데 열린 한나라당 대선 후보 부산 합동연설회는 당의 철저한 통제속에 차분하게 치뤄졌지만 후보간 상호공방 마저 실종됐다.
몸싸움과 언쟁 등 양 진영의 마찰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지만 22일 제주연설회 때와 같은 과열 양상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양 진영은 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 사망 사태와 제주 유세에서의 과열상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을 고려해 지나친 세경쟁을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당 지도부가 매긴 평점은 별 다섯 개 수준.
당 선관위 방침에 따라 꽹과리, 북, 막대풍선, 피켓 등이 사라졌고, 박수와 연호만이 후보를 응원하는 도구였다. 연단을 중심으로 왼쪽 관중석에 앉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지지자, 오른쪽에 자리잡은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들은 연설 1시간 전부터 목이 터져라 지지 후보의 이름을 불러댔다.
박 전 대표 캠프측 송영선, 김재원, 한선교 의원과 탤런트 선우용녀씨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응원단원처럼 박 전 대표에 대한 연호를 유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송 의원은 무려 30분 이상 춤을 추며 연호를 유도하다 “그만하라”고 항의하는 이 전 시장측 지지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행사장에 사설경호업체 직원 120명을 안전요원으로 배치해 비표가 없는 사람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선관위는 식전 공연행사를 생략하고 아프간에서 희생당한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검정색 ‘근조(謹弔)’ 리본을 단 후보들도 연설 초반에 배형규 목사의 희생에 애도를 표하고 피랍자의 안전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부산=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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