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올해 상반기 그룹 전체 매출이 9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3조원)에 비해 8% 가량 늘었고, 세전이익도 6조7,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동기(6조5,000억원)보다 2,000억원 늘어나는 등 이익구조가 한결 튼실해졌다고 26일 밝혔다. 삼성은 이에 따라 연간 기준 지난해(13조5,000억보다)보다 소폭 늘어난 14조~15조원을 설비투자 등에 쓰기로 했다.
삼성그룹 홍보팀장인 윤순봉 부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삼성SDI 정도만 빼고 다른 모든 분야는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특히 삼성화재, 물산, 중공업, 엔지니어링은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냈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분기 중에 자체 집계한 그룹 전체의 실적을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재계에선 최근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 및 구조조정으로 불거진 ‘위기론’을 차단하기 위해 긴급 처방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그룹 전체에서 전자계열사의 이익 비중이 2005년 77%였으나 올해 57%로 떨어졌다”며 “이는 정보기술(IT)경기 하락으로 전자계열이 부진했던 반면, 금융과 중화학ㆍ서비스가 매우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분야는 올해 상반기 작년 동기보다 60% 늘어난 1조6,000억원의 이익을 올렸고, 중화학ㆍ서비스 분야 이익규모도 1조3,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동기보다 85%나 폭증했다.
윤 부사장은 “삼성전자도 상반기 매출이 42조원으로 지난해 동기(37조원)에 비해 11% 늘어나 창사 이래 최고였다”며 “다만,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세전이익은 6,000억원 가량 감소한 3조2,000억원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전자의 향후 전망에 대해 “하반기는 지난해에 비해 좋아질 것”이라며 “특히 메모리 반도체가 바닥을 쳤기 때문에 상당히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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