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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신기원 열었다/ (하) 지수 2000시대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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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신기원 열었다/ (하) 지수 2000시대의 과제

입력
2007.07.2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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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이 운용중인 국내 대표적인 장수 펀드, '인디펜던스'와 '디스커버리' 주식형 펀드. 각각 2001년 설정된 두 펀드는 최근 모두 누적수익률 700%를 훌쩍 넘어섰다. 설정 초기 1,000만원을 펀드에 넣은 사람이라면 지금은 원금을 포함, 무려 8,000만원 넘는 돈을 손에 쥐게 된 셈이다.

하지만 도중에 투자한 사람은 얘기가 다르다. 인디펜던스 펀드는 종합주가지수(KOSPI)가 1,500일 때 누적수익률이 500%였고, 지금은 700%대다. 처음부터 가만히 들고 있던 사람은 이 사이 200% 이상의 수익을 얻었다.

하지만 코스피가 1,500일 때 처음 이 펀드에 가입한 사람의 수익률은, 주가지수가 2,000까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42%다. 장기 복리의 효과가 있냐 없냐의 차이 때문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주가 2,000 시대의 원동력으로 간접투자 문화의 확산을 꼽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훌쩍 자란 덩치에 비해 질적인 성숙은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숙제가 바로 장기 간접투자 문화 정착이다. 너도 하니 나도 따라 펀드에 가입하는 '우르르' 행태 대신, 차곡차곡 넣고 꾸준히 기다리는, 참을성 있는 투자 자세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권순학 이사는 "미래에셋 펀드들의 높은 누적수익률은 간접투자에서도 고수익을 노린 단기투자보다 장기투자가 오히려 효과가 높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문기훈 리서치센터장은 "건전한 장기투자 문화의 정착을 위해 적립식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더욱 확대돼야 하고, 다양한 스타일의 펀드 출시, 자산운용업계의 전문화와 대형화, 국민연금 같은 장기 투자기관들의 꾸준한 증시 참여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의 질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투자자나 판매자 모두 공부를 더 해야 하고 이들의 향상된 눈높이를 충족시킬 더욱 다양한 상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성숙한 시장이 되려면 일반 투자자도 투자 시기나 대상에 따른 분산 투자를 할 줄 알아야 한다"며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활성화돼야 하고 증권사 상담 직원들의 질적 향상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갈수록 다양해지는 투자 욕구를 반영해 다양한 파생상품과 10~30년짜리 장기 상품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감한 규제완화와 인프라 구축도 급선무다. 우리투자증권 박 센터장은 "한국 시장의 낙후성을 제도와 규제에서 찾는 외국인들이 많다"며 "연기금ㆍ기업연금의 투자 제한을 완화하고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 개선 등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현대증권 서용원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2,000시대에는 한국에도 대형 투자은행이 등장해야 한다"며 "금산분리 원칙의 완화 등 규제완화와 함께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과감한 인수합병(M&A) 등 업계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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