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희생은 한국군이 파병된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3번째 비극이다. 올해 2월 아프간에 파병된 다산부대 장병 윤장호(당시 27세) 하사가 폭탄 테러로 희생됐으며 2004년에는 자이툰 부대가 전개돼 있는 이라크에서 김선일(당시 34세)씨가 무장단체에 피랍돼 무참히 살해됐다.
미군 측에 모포 등 군납용품을 제공하던 가나무역의 직원으로 근무하던 김선일씨는 2004년 6월 22일 이라크 무장단체인 ‘유일신과 성전’에 의해 납치된 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방향으로 35㎞ 떨어진 지점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김씨를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는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의 철수를 요청했지만 우리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석방 협상이 결렬되는 바람에 무장단체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라크 현지에서 출장 업무를 마치고 바그다드로 돌아가는 길에 피랍됐으며 무장단체가 김씨의 마지막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개해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김씨는 피랍 직후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 TV를 통해 방영된 비디오 테이프에서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나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살고 싶다. 제발 한국군을 철수시켜달라”고 울부짖었다. 정부는 현지에 대표단을 급파하는 등 긴박하게 대처했지만 무장단체는 끝내 김씨를 처형하는 모습마저 동영상에 담아 공개, 세계인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다산ㆍ동의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프간 바그람 기지에서는 올해 2월 27일 탈레반의 소행으로 보이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윤장호 하사가 희생됐다. 윤 병장은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교육 안내를 위해 기지 정문 앞 쪽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윤 병장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 테러의 목표는 당시 아프간을 방문 중이던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병 지역은 아니지만 2006년 3월에는 KBS 특파원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단체 팔레스타인해방전선 소속의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24시간 뒤에 석방돼 가슴을 쓸어 내렸다.
현재 국외에 나가 있는 한국군은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과 유엔의 지휘를 받는 평화유지군 등 13개국에 1,790명이다. 이 가운데 절대 다수인 1,400명이 이라크와 아프간 두 나라에 집중돼 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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