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김홍업 의원이 25일 민주당을 탈당, 제3지대 신당에 참여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유선호 의원, 박광태 광주광역시장, 박준영 전남지사와 함께 민주당 전남도당에 탈당계를 팩스로 보냈다. 통상적 탈당 기자회견이나 성명서 한 장 없는 '조용한 탈당'이었다.
김 의원의 탈당에 김 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게 아니냐는 시각을 의식한 듯 했다.
김 의원측은 "4월 재ㆍ보선 때부터 김 의원은 대통합을 강조해 왔고 지역(전남 무안ㆍ신안) 민심이 대통합을 원하기 때문에 탈당한 것이지, 동교동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김 전 대통령은 그간 범여권에 대해 "대통합을 이루어 대선에서 1대 1 양당 구도로 한나라당과 대결하라"는 메시지를 보내 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 전 대통령이 최근 속도가 붙은 제 3지대 창당 흐름에 확실히 힘을 실어 준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인사는 "김 의원의 탈당은 김심(金心)의 이동이고, 이는 민주당이 오랫동안 지녀 온 '민주개혁세력의 정통성'이 신당으로 옮겨 간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호남 민심이 민주당을 떠나 신당으로 움직일지도 관심거리이다.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에서 등을 돌린 호남 민심은 최근 여러 번의 재보선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나 "재집권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가 대통합인 상황에서 '우리당도 민주당도 싫으니 무조건 합하라'는 게 호남의 바닥 민심"이라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이 통합을 끝까지 거부할 경우 자칫 고립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원칙없는 통합에 반대해 온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광주ㆍ전남 광역ㆍ기초단체장 간담회에서 "당원의 70%는 독자적으로 가자고 하지만, 이 또한 험난한 길이고 앞을 내다보며 안전한 길로 끌고 가야 하는 지도자로서 당원의 결정을 무조건 따를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통합 관련 입장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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