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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전경련 회장 "차기는 경제대통령이 돼야"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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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전경련 회장 "차기는 경제대통령이 돼야" 발언 논란

입력
2007.07.2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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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 돼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민의 뜻이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주최 ‘하계포럼’에서 결과적으로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경련 회장들이 역대 대선 때마다 시장친화적이고, 친기업적인‘경제대통령’론을 주창하긴 했으나, 대선을 불과 5개월 가량 앞둔 민감한 시점에 공개 석상에서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자칫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정치권 및 재계일각의 시각이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경제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더욱이 조 회장 동생인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은 이 후보와 사돈 관계다. 그의 차남 현범(한국타이어 부사장)씨가 이 후보의 셋째 사위이다.

조 회장은 ‘미래 한국비전과 차기 지도자에게 드리는 제언’이라는 제목의 특별 강연에서 정치권을 향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정치인들이 정책 중심으로 가야 국민이 안심하고 따라 갈 수 있는데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옮겨 다닌다.” “제왕적 정치시대는 갔다. 기업에게 투자하라고 명령하면 기업이 들어 줄 것 같은가?”

재계총리의 발언은 작심한 듯 거침이 없었다. 조 회장은 특히 차기 대통령의 덕목으로 경제제일주의, 법치주의, 시장경제 중심의 정책 등 세 가지를 강조했다. 대선 후보에 대한 재계의 검증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그는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재계는 이번 대선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정치권을 겨냥한 조 회장의 잇단 강경 발언은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축이 돼 논리를 제공했으며, 재계 주요 총수들과의 사전 공감대를 거쳐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최근 한나라당 이명박ㆍ박근혜 후보간 검증 공방과 관련, 검증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꼬집었다. “옛날 일을 자꾸 들춰내면 사실 답이 없다. 우리 경제가 짧은 시간에 성장하다 보니 그 동안 부작용이 있었다. 옛날에 시골에 땅 좀 샀다고 나중에 총리가 못 된 경우도 있다. 그런 식으로 다 들춰내면 국민 중에 제대로 된 사람 없다. 외국사람에게 물어보니 ‘무균(無菌)으로 자라온 사람이 있겠느냐’고 했다. 그런 깨끗한 사람이 어디 있으며, 그런 사람이 행정을 제대로 하겠느냐는 말들을 한다. 이런 방식의 공방도 이젠 졸업할 때가 됐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선 조 회장이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 후보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데 대해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소지를 제공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발언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확실히 선을 긋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면서도 “경제대통령 발언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 후보와 특수 관계인 점을 감안해 좀더 신중한 처신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측과 열린우리당은 “흠이 좀 있으면 어떠냐는 식의 조 회장 발언은 구시대적”이라고 힐난했다.

서귀포=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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