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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깜짝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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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깜짝 성적표'

입력
2007.07.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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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분기 우리경제의 성적표는 기대보다 훨씬 우수했다. 1년반 만에 최고성적이기도 하다. 구조적인 양극화가 서민경기 개선을 막고는 있지만, 체감경기와 지표경기의 괴리도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 궤도에 진입하고 있음이 재확인된 것이다.

경기가 개선된 만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신폭도 넓어지게 됐다.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7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2분기 실질 성장률을 전년 동기 대비 4.9%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1.7% 성장, 6분기 내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달초 한은이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예측치 4.7%(전년동기비), 1.4%(전분기 대비)를 웃도는 수치다.

보다 생생한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2005년 4분기 1.7%를 기록한 이후 올 1분기까지 5분기간 ‘1.0% →0.8% →1.2% →0.9% →0.9%’ 의 전형적인 ‘L’자 횡보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2분기 1.7%로 큰 폭 상승하면서 경기 저점을 지나 ‘U’자형 본격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1.7% 성장률을 연율(4분기 내내 동일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간주한 연간 성장률)로 환산하면, 연 성장률은 무려 7%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와 실질 국내총소득(GDI)간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교역조건 변화 등을 반영한 실질 GDI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4.7%(전분기비 1.5%)로 실질 GDP와의 격차가 0.2%포인트로 줄었다.

그 동안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나아지지 않았던 것은 실질 GDI 성장률이 실질 GDP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지표간 격차는 작년 1분기 4.4%포인트에 달한 이후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경기 회복세를 견인한 것은 수출과 설비투자였다.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0.7% 증가하며 8분기 연속 10%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설비투자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어났다.

열쇠는 소비가 쥐고 있다. 민간 소비 증가세는 오히려 둔화(전분기비 1.5% → 0.8%)하면서 경기 회복이 소비 증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한은 이광준 경제통계국장은 “자영업의 부진과 고용 여건이 개선되지 못한데다 가계 부채가 소비에 제약 요건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의 경기후행적 성격상 실질 GDI 증가가 하반기에는 구매력을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내수 부문이 끝내 경기 회복 탄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한다.

한편 이날 오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주최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 경기는 수출의 견실한 증가와 내수 회복으로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고유가와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 저하로 중소기업 등의 수출 환경이 악화되는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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