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의해 납치된 한국인 피랍자 23명 가운데 배형규(42) 목사가 피살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25일 밤 국민들은 충격과 분노에 전율했다. 오후 9시께 피랍자 8명 석방 소식이 전해진 지 불과 20분 만에 피랍자 한 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자정을 넘겨 8명 석방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자 당혹감과 참담함에 고개를 떨궜다.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저항세력들이 어떠한 이유든 무고한 민간인들을 인질로 삼았고, 끝내 살해했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아직도 억류돼 있는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도 “순수한 봉사활동을 하러 가신 분이라 안타깝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종교계도 고인을 추모하며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 권오성 목사는 “무고한 분의 희생에 대해 분노도 느껴지지만 지금으로선 남은 분들이 조속히 석방돼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며 “목사로서 말하자면 하나님이 고인의 영혼에 영원한 안식을 허락해 주길 기도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수원교구 홍창진 신부도 “매일 한민족복지재단을 찾아가 기도했는데 결국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시민들도 “모든 이들이 살아서 건강한 얼굴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믿을 수가 없다”며 경악했다. 장재원(23ㆍ여)씨는 “아프간에 간 목적이 어떻든 사람은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억류 중인 피랍자 모두 다 살아 돌아오길 진심으로 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a>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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