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한국인 8명은 풀려났는가 아닌가. 숨진 인질은 남자인가 여자인가. 사인은 총살인가 병사인가.
25일 밤 인질 석방 및 살해 정황과 관련해 서로 다른 보도가 쏟아져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8명의 인질이 풀려나 미군 기지로 안전하게 호송되고 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AFP와 독일 DPA 통신은 미라주인 파탄 가즈니주(州) 주지사가 이를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파탄 주지사는 “대화는 계속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어떤 사람도 풀려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또 탈레반의 아마디가 “아직까지는 아무도 풀려나지 않았으며, 8명이 풀려났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른 정부의 선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반면 DPA는 파탄 주지사가 “인질 1명을 숨지게 했다는 아마디의 주장은 수감자 석방을 재촉하려는 탈레반측의 선전”이라고 말했다고 다르게 전했다.
석방된 인질 8명의 성별도 한국에서는 여성이라고 보도됐지만 일본 NHK 방송은 여성 7명, 남성 1명이라고 전했다.
숨진 인질의 성별과 사인도 불확실하다. 인질 살해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알 자지라 방송은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아프간 정부가 (수감자 석방이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남자 인질 1명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수의 외신들이 숨진 인질이 남자라고 전했고, 이름은 ‘홍큐’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는 인질 중 배형규 목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인질의 사인과 관련, AP통신은 지역 경찰관의 말을 빌어 인질이 너무 아파서 제대로 걷지 못하자 무장단원들이 총을 쏘아 숨지게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숨진 인질은 총으로 살해된 것이 아니라 병사한 것”이라고 다르게 보도했다. 독일 DPA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아프간 협상단 일원이 “여성 인질 중 한명이 아파서 숨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탈레반측이 총을 쏘아 숨지게 했다고 주장한 것은 ‘선전’이라는 것이다.
숨진 인질의 사인과 관련한 이런 혼란스런 보도는 바로 며칠 전 숨진 독일인 인질의 경우와 유사하다. 탈레반은 독일인 인질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아프간 정부와 독일 정부는 지병인 당뇨로 숨졌다고 밝혔다. 심지어 아마디는 처음에 2명을 모두 살해했다고 밝혔다가 나중에 1명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당뇨로 건강이 안 좋았던 인질이 사막에서 장시간 걷다 땅바닥에 쓰러졌으며, 이 때문에 무장단체 단원이 총을 쏘았다고 보도했다. 총을 쏜 시점에 그가 이미 숨져 있었는지는 부검을 해 봐야만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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