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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로맨스 드라마는 진화중

입력
2007.07.2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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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로맨스 드라마가 달라졌다. 한 때 MBC <주몽> 이나 MBC <하얀거탑> 같은 대형 사극과 전문직 드라마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로맨스 드라마들이 무슨 이유에선지 승승장구다.

MBC <메리대구 공방전> 과 KBS <경성스캔들> 이 인터넷 마니아를 양산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데 이어 MBC <커피프린스 1호점> 은 24일 TNS미디어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26.8%을 기록하는 등 연일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청춘 로맨스 드라마의 부활은 변화하는 시청자의 기호를 파악한 새로운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과거에 비해 달라진 로맨스 드라마의 경쟁력들을 짚어봤다.

달라진 연애방식 <커피프린스 1호점> 은 남장여자로 카페 <커피 프린스> 에서 일하는 은찬(윤은혜)과 <커피 프린스> 의 사장 한결(공유)의 사랑을 그린다.

그러나 은찬은 한결을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한결의 사촌인 한성(이선균)을 짝사랑하고, 한결은 은찬에게 호감이 있지만 한성의 여자친구 유주(채정안)도 좋아하며, 유주는 한성뿐만 아니라 한결과도 손을 잡고 걷는 등 종종 ‘우정과 애정 사이’를 넘나든다.

한 명만 좋아하지 않으면 ‘악역’으로 몰아붙이던 과거 드라마와 달리 <커피프린스 1호점> 에서 연애는 보다 편안하고 자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상의 한 부분이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연애를 누리는 젊은 시청자들에게 정형화된 연애상을 강요하지 않는 새로운 로맨스 드라마가 호응을 얻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또한 4년 전 큰 인기를 누렸던 SBS <발리에서 생긴 일> 같은 드라마가 사랑을 두고 동성 간의 대립과 질투를 그린 반면, <커피프린스 1호점> 에서는 모두가 친구다. 등을 돌려야 하는 적이 없다.

KBS <경성스캔들> 이나 MBC <메리대구 공방전> 에서도 네 남녀가 사랑을 두고 경쟁하지만 동성끼리 서로 아끼고 인정하기도 한다. 자유롭고 ‘쿨’한 연애를 좋아하는 요즘 청춘들의 연애관이 반영된 것이다.

사랑을 진짜처럼 <커피프린스 1호점> 의 <커피 프린스> 는 실제 커피숍을 빌려 내부를 꾸몄다. 또 주인공들은 시골 과수원, 분수대 등 야외의 풍경 속에서 풋풋하게 사랑을 시작한다.

스토리만으로 남녀의 사랑을 설명하는 대신 잘 꾸며진 배경과 고급스러운 촬영으로 풍경 속 캐릭터들이 실존하는 것 같은 현실감을 주는 것이다. 드라마 미술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고화질 HD기술의 발전에 따른 완성도 높은 영상이 영상에 민감한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셈이다.

새로운 판타지 과거의 청춘 로맨스 드라마는 재벌 2세와 평범한 여주인공의 사랑을 그렸다. 반면 <커피프린스 1호점> 은 여기에 여장남자와 ‘꽃미남’들만 있는 커피숍 경영이야기를 더했고, <경성스캔들> 은 경쾌한 연애담에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섞어 현대극과는 다른 맛을 낸다.

주인공의 상상 속에서 무협소설같은 내용이 펼쳐지는 <메리대구 공방전> 도 마찬가지. 4각 관계와 남녀의 티격태격하는 연애담을 기본으로 하는 전형적인 로맨스 드라마가 현실보다는 시청자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의 청춘 로맨스 드라마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판타지를 찾아 새로운 방법으로 대중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강명석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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