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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야간 개장 공연·전시/ 불면의 밤… 올빼미족은 눈에 불을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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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야간 개장 공연·전시/ 불면의 밤… 올빼미족은 눈에 불을 켠다

입력
2007.07.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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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밤이 길다. 긴 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공연과 전시들이 등장해 올빼미족을 즐겁게 하고 있다.

성남아트센터의 ‘수아레 콘서트’는 ‘야간 흥행’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가수 김현철이 진행하고 클래식과 재즈,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연주자들이 출연하는 이 공연의 시작 시간은 밤 9시다.

24일 오후 8시30분 이 공연장을 찾았을 때 일찍 도착한 관객들은 공연장 로비에서 현악4중주 연주를 들으며 여유롭게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공연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퇴근 후 교통 체증을 뚫고 허겁지겁 뛰어들어오거나 이미 닫힌 문 밖에서 발을 구르는 흔한 풍경은 볼 수 없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현악4중주단 콰르텟엑스는 멘델스존 현악4중주 2번을 연주한 뒤 “마치 심야 라디오의 영화음악실 같은 분위기”라며 영화 <냉정와 열정 사이> 의 음악을 선사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공연은 밤 11시가 돼서야 끝났다. 관객 김은희(37)씨는 “요즘은 라이프 스타일 자체가 변해 밤이라는 시간대에 익숙해진 데다 여름이라 더욱 부담이 없다”면서 “시원한 공연장 안에 있으니 시간이 늦은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안지영(26)씨는 “헐레벌떡 와서 겨우 공연만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친구와 대화도 나누고 와인도 마실 수 있어 좋다.

늦은 밤이라 더 정취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수도권 공연장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아레 콘서트를 기획한 성남아트센터 측은 기대를 웃도는 반응에 당초 8월까지 하려던 공연을 10월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대학로 창조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죽이는 이야기> 와 아트홀 스타시티에서 공연 중인 <오래된 아이> 는 다른 공연이 막을 내리는 밤 10시30분에 막을 올린다.

<죽이는 이야기> 는 도시에서 일어나는 엽기적인 범죄를 다뤘고, <오래된 아이> 역시 살인극을 소재로 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 누가 연극을 보러 올까 싶지만 공포라는 소재적 특성과 맞물려 오히려 반응이 더 좋다.

<죽이는 이야기> 를 기획한 축제를만드는사람들의 하정아씨는 “주말 공연은 늘 매진이고, 특히 커플 관객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죽이는 이야기> 의 경우 대중 교통이 일찍 끊기는 토요일에는 교통비 지원 명목으로 40%를 할인해준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빛의 화가 모네전> 은 대형 미술 전시로는 유일하게 밤 10시까지 ‘야간 개장’을 하고 있다. 차분하게 작품을 감상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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