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본능’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일까. 뒤늦게 홈런 레이스에 가담한 ‘헤라클레스’ 삼성 심정수(32)가 올시즌 홈런왕 경쟁 구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심정수는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0-2로 뒤진 4회 두산의 특급 용병 리오스의 134㎞ 짜리 초구 슬라이더를 통타해 역전 결승 좌월 3점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 22일 대구 한화전에서 1-1로 맞선 연장 11회 끝내기 홈런을 때린 데 이어 3일 만에 또 다시 결정적인 대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4월 한달 동안 홈런 3개, 5월에는 4개에 그쳤던 심정수의 방망이는 날씨가 더워질수록 뜨겁게 달아올라 6월 6개, 7월에는 16경기 만에 6개의 홈런을 날리며 본격적인 대포 전쟁에 뛰어들었다. 심정수는 시즌 19호 홈런으로 한화 크루즈(18개)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양준혁(삼성) 이대호(롯데)의 2위 그룹(이상 20개)과는 불과 1개 차, 1위 브룸바(현대ㆍ22개)에도 어느덧 3개 차로 근접했다.
특히 이날 홈런은 27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던 다승 1위(13승) 리오스를 상대로 뿜어낸 것이어서 더욱 값진 것이었다. 심정수는 “스피드도 좋고 제구력도 뛰어난 투수라 집중력을 가지고 타석에 임한 게 좋은 타구로 연결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은 심정수의 홈런포를 앞세워 두산을 3-2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방문경기 3연패 끝. 리오스는 8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심정수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지난 5월8일 잠실 삼성전부터 이어 온 11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고, 삼성전 4연승과 잠실구장 7연승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시즌 4패(13승)째.
리오스의 홈런 허용은 지난 3일 잠실 LG전에서 조인성에게 홈런을 맞은 이후 처음이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1이닝 동안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2세이브째를 수확하며 LG 우규민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인천에서는 현대가 선두 SK를 10-5로 대파하고 2연패 및 SK전 3연패에서 벗어났다. 현대 선발 장원삼은 5와3분의1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으로 최근 4연패를 끊으며 4승(7패)째를 올렸다. SK는 홈 4연패.
대전에서는 한화가 LG에 5-4 역전승을 거두고 2위 두산에 한 게임차로 따라 붙었다. 광주에서는 올시즌 9이닝 최장시간(4시간31분)에 걸친 난타전이 벌어진 끝에 롯데가 KIA를 15-8로 꺾었다. KIA는 최근 3연승 행진을 마감했지만 4번 최희섭은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4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인천=이상준기자 잠실=성환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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