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차세대 전용헬기를 제작 중인 록히드 마틴사가 통신ㆍ보안 등 최첨단장비와 관련한 정부의 추가 요구사항이 늘어나면서 헬기를 거의 새로 설계해야 할 정도의 곤경에 빠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해병대 1호기를 뜻하는 ‘마린 원(Marine One)’으로 불리는 미 대통령 전용헬기를 최신형으로 교체하는 작업은 2005년 록히드 마틴사의 ‘VH-71’기종이 채택되면서 진행됐다.
당시 대통령 전용헬기 23대를 61억 달러에 수주한 록히드 마틴은 그러나 점차 ‘마린 원’을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Airforce One)’에 필적하는 이동수단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각종 첨단 사양을 추가하는 정부의 요구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요구사항은 가죽 의자에 우드패널 장식 등은 물론, 각 좌석에 연결된 첨단 전자ㆍ통신 장비와 핵 폭발에도 견딜 수 있는 방어체제 등을 갖춰야 한다는 것 등이다. 또 구체적인 리스트는 비밀이지만, 미사일 유도시스템을 교란시키는 전자장치, 열 추적 미사일 교란 장치, 도청을 방지하는 통신설비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앤드루스 공군기지 등 비교적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주로 쓰는 전용헬기에 이런 설비들까지 갖춰야 하는지 논란이 있다”면서 “하지만 ‘마린 원’에 관여하고 있는 국방부 관계자들은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안전하고 연락이 유지돼야만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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