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이변이 올 여름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타 들어가는 반면, 폭우와 홍수에 휩쓸리며 사상자들이 속출하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헝가리 루마니아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동유럽 지역은 2주째 섭씨 40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헝가리에서는 15~22일 일주일간 폭염으로 전국적으로 500명이 사망했다.
헝가리 당국자는 “희생자 대부분이 노약자나 병약자로 일사병 또는 더위로 인한 심장혈관 질환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헝가리 남부 키슈쿤헐러시 지역은 24일 섭씨 41.9도로 헝가리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루마니아에서는 지난달에만 불볕더위로 30명이 숨진데 이어 이달에도 27명이 사망했다. 거리에서 실신하는 사람들도 속출하는 등 1만9,000여명이 병원에 실려갔다.
폭염으로 인한 산불 피해도 심각하다. 그리스에서는 수백건의 산불이 보고돼 총 3만2,000ha의 산림이 불에 탔고, 이탈리아도 10여 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4명이 숨졌다. 마케도니아는 폭염에 산불까지 겹치면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 영국 중국 등은 물난리다. 영국에서는 20일 이후 집중호우로 1947년 대홍수 이후 60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입었다. 글로스터셔 등 중서부 일부는 침수와 세번강 범람 위기로 1만가구가 대피했고, 템즈강은 60년 만에 최고 수위에 올랐다.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서는 이달 초 폭우로 13명이 희생된 데 이어 지난 주말에도 432㎜의 비가 쏟아져 가옥 1,000여채가 물에 잠겼다.
중국 역시 이달 중순 충칭(重慶)시 등 중남부 일대에 폭우가 1주일 이상 쏟아지면서 사망자 400여명, 이재민 1억명이 피해를 냈다. 충칭에서는 17일 하루동안 폭우가 266.6㎜ 까지 쏟아져 1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캐나다 일본 영국 미국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서 “지난 한 세기 캐나다 북유럽 러시아 등 북위 40~70도의 나라에서는 연간 강우량이 62㎜ 늘어났고, 북위 0~30도의 나라에서는 98㎜가 줄어들었다”며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인간의 활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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