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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군중과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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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군중과 권력

입력
2007.07.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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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스 카네티/바다출판사35년 세월을 바친 권력의 內臟 탐구

198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엘리아스 카네티가 1905년 7월 25일 태어났다. 1994년 몰. 오스트리아 빈 대학 화학박사, 소설 <현혹> (1935)의 독일어권 대표 작가, 희곡작가이기도 했던 카네티였지만 단 한 가지로 그를 말하자면 <군중과 권력> (1960)이다.

“나는 이 일로 35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카네티는 이 책 서문을 이렇게 열고 있다. 그의 청년기까지와 맞물리는 20세기 전반의 40여년은 이전 어느 시대와도 달랐다. 불가리아의 스페인계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영국에서 읽고 쓰기를 배우다, 여덟 살 때 오스트리아로 이주해 독일어를 배운다.

1차대전이 발발하자 “영국놈들을 죽여라!”고 절규하는 빈의 군중을 보며, 자신에게 언어를 가르쳐준 두 국민들의 적대관계에서 그는 “인생에 최초로 고통스러운 균열”을 느낀다.

1910년 핼리혜성 출현을 둘러싼 군중 현상, 1911년 타이타닉호 침몰에 따른 군중 패닉, 패전국 독일의 시위대 등에서 “피부로 군중을 느낀” 그는 군중과 권력이라는 현상을 낳는 보편적 인간조건의 연구를 필생의 목표로 삼고, 1938년 히틀러의 빈 입성까지를 목격한 후 영국으로 망명한다.

“살아남는 순간이야말로 권력의 순간이다.” “죽음의 위협은 권력의 화폐이다.” 직관적 문장들로 이어지는 <군중과 권력> 은 참으로 특이하고 놀라운 저작이다.

카네티는 “이 책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참고서적은 전혀 없었다”며 오로지 자신의 ‘통찰’을 집필의 동력으로 들고 있는데, 신화 종교 역사 정신병리 정치 인류학을 아우르면서 이 모든 분과학문의 단순한 총합을 넘어서는 문학작품이기도 한 지적 결정체를 그는 그렇게 만들어냈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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