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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3명' 탈레반에 피랍/ 무사귀환의 열쇠 '인질 맞교환'이냐 '몸값'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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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3명' 탈레반에 피랍/ 무사귀환의 열쇠 '인질 맞교환'이냐 '몸값'이냐

입력
2007.07.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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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무장 단체의 한국인 23명 납치 목적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돈이 나왔다.

일본 교도통신은 24일 무장 단체 측이 피랍자와의 직접 접촉이나 전화 통화 등을 할 수 있는 대가로 10만달러를 내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19일 납치 사건 이후 ‘한국군 철군’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 등 기존 요구에 비해 한참 격이 떨어진다.

하지만 신뢰도는 높다. 기존 요구가 실제 무장 단체의 요구인지 여부가 불확실했던 반면, 돈은 탈레반 무장 단체와 간접 협상 중인 아프가니스탄 정부 대표단의 일원이 언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피랍자 석방 협상도 ‘몸값 흥정’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1인당 100만달러의 몸값 요구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무장 단체의 요구가 돈으로 단순화한다면 협상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무사 귀환 측면에선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도 있다.

이 경우 미국을 비롯한 국제치안유지군(ISAF)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변수고 과도한 몸값일 경우도 문제다. 몸값이 결국은 탈레반 세력의 무장 및 병력 유지 비용에 들어가게 되는 만큼 아프간 당국이나 ISAF 측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무장 단체가 단순히 금전적 목적만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아직은 우세하다. 우리 정부는 무장 단체의 정체가 탈레반 세력임을 확인하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요구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유수프 아마디는 피랍자와의 직접 접촉에 대한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우리는 돈이 아니라 동료의 석방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유수프 아마디나 압둘라 잔 탈레반 지휘관의 대변인 등 탈레반 관계자가 그간 언론매체에 무수히 전한 협상 조건 중 어떤 게 실제 요구냐는 점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무장 단체가 탈레반 지도부의 지휘 아래 시한 설정을 통한 압박뿐 아니라 ‘외곽 때리기’ 등 고도의 협상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탈레반 측은 AFP나 현지 통신사인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 등 언론매체를 통해 “24시간 내 한국군의 철군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인질 살해”에서부터 “인질 맞교환” “가즈니주 최고위급 탈레반 사령관 석방” 등 여러 요구 사항을 흘렸다. 아프간 정부와의 간접 협상을 깨고 우리 측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한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최후 통첩성 경고나 유언비어도 흘렸다.

정부 관계자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보 혼선을 야기시켜 협상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는 동시에 상대국 여론을 자극하는 고도의 심리 전술”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정부와 아프간 당국이 무장 단체가 석방 조건을 제시한 게 없다고 강조한 것은 이들의 심리전에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아프간 당국 및 ISAF 측이 납치 추정 지역에 대한 봉쇄 조치 후 언론에 언제든 군사 작전이 가능하다는 암시를 한 것은 무장 단체의 돌발 행동을 억지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양측의 협상 전술과 전략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양상이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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