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탈레반 대변인은 누구인가.
한국인 피랍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탈레반의 성명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 대변인의 자처하는 이들이 난립하고 발언도 오락가락해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사건 초기부터 한국인 납치, 살해 경고, 협상시한 연장 등을 발표해온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탈레반 대변인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아마디는 지난 1년간 아프가니스탄 남부에서 발생한 주요 테러ㆍ군사 공격에 대한 탈레반 측 입장을 전해왔고, 이는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3월 납치됐다 석방된 이탈리아 기자 다니엘 마스트로자코모 사건에서도 탈레반의 언론 창구 역할을 했다. 아마디는 이번 사태에서도 위성전화로 탈레반의 입장을 언론에 전달하고, 탈레반 홈페이지에도 자신의 이름이 쓰인 성명서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아마디가 독일인 인질 살해 발표를 번복한 사실은 그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 당초 그는 독일인 인질 두 명을 모두 총살했다고 발표했으나, 23일 “한 명만 사망했다”고 번복했다. 때문에 독일 정부와 언론은 아마디가 탈레반의 ‘진짜 대변인’인지 의심하고 있다. 24일 아프간 정부 측 협상단의 “탈레반 측이 한국 정부가 인질들과 통화하는 조건으로 10만달러를 제시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는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부인한 점도 의문을 증폭시키는 부분이다.
아마디 외에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인물로는 23일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를 통해 한국인 인질의 상태를 언급한 탈레반 지휘관 압둘라 잔의 대변인,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한 아부 만소르 등이 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이들의 발표가 외신을 통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 지가 한국 정부의 고민이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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