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무장단체에 의한 한국인 23명의 납치사건 6일째인 24일 외신들이 잇따라 낙관적 전망을 내놓아 조기 해결 등 협상 급진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AFP는 이날 “압둘라라는 이름의 탈레반 지휘관이 ‘8명의 탈레반 수감자 명단을 아프간 정부 협상단에 제시했으며, 우리도 한국인 피랍자 8명을 석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교도 통신은 아프간 정부 협상 당국자의 말을 인용, “25일 석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 협상단의 일원인 카일 무하마드 후세이니 가즈니 주 출신 의원도 “한국인 피랍자 석방교섭 중이던 탈레반 조직이 한국인을 살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한국인 안전이 확보됐다는 인식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NHK가 보도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모하메드 유수프 아마디도 로이터 통신에 “부족 원로를 매개로 한국 협상단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탈레반 수감자 30명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으며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무장단체측은 특히 이날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으로 설정된 협상시한에 대해 “만약 타결되지 않을 경우 시간을 더 주겠다”며 사실상 협상시한을 연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외신의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할만한 징후가 없다”고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탈레반의 피랍자 교환보도에 대해서도 정부 관계자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아프간 현지에선 탈레반 무장단체가 의견통일을 이루지 못해 아프간과 우리측 협상단에 금품이든, 인질 맞교환이든 요구조건을 공식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탈레반이 무엇을 원하는 지 분명치 않다”며 “일부세력의 요구만 (외신에) 계속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탈레반 무장단체가 한국 정부에 피랍자와의 전화통화나 피랍자의 최근사진 제공 대가로 10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카불발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협상단의 일원인 코와자 아마드 세데키는 “오늘 연락을 취해 온 탈레반 측이 한국 정부로 하여금 인질들과 직접 전화통화를 할 수 있게 하는 조건으로 10만 달러(약 9,200만원)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알자지라 방송에서 “우리는 돈이 아니라 동료의 석방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몸값 요구설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납치단체가 아직 우리측에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금전 요구도 전달한 바 없다”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두바이=박원기기자 o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