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검증위는 24일 회의를 열고 검증 보고서를 다음 주 초 당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당초 예정된 ‘검증결과보고서’가 아닌 ‘검증경과보고서’인데다 보고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해 “면피용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검증위는 5월 29일 활동을 시작하면서 “검증청문회를 마친 후 검증결과보고서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검증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이 사실인지에 대한 검증위의 판단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검증위는 별 알맹이 없는 활동 내역을 검증경과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제출하기로 했고 내용도 비공개로 바꿨다.
이주호 검증위 간사는 “청문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보여 준 것으로 검증은 충분하다”며 “정치에서 공식 보고서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서 왜 그렇게 보고서 내용에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고 되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검증위원은 “청문회를 앞두고 보고서의 내용과 성격에 대해 검증위원 간 입장차가 컸다”며 “최종 보고서로 결론을 내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고서 내용이 이후 검찰 수사 결과와 다를 경우 검증위가 상처를 입게 되는 데다 보고서를 여권 등에서 악용할 소지도 있기 때문에 경과를 보고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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