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최대 공과를 꼽는다면 불법 정치자금 근절의 풍토를 조성한 것이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3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막된 ‘2007 제주 CEO 하계포럼’에 참석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금 재계는 정치자금을 이제 안 줘도 된다는 분위기 때문에 만세를 부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기업이 개별적인 이권을 위해 돈을 주는 사례는 없어졌다”며 “이번 대선에서 과거 차떼기와 같은 불법정치자금 제공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참여정부 경제운용에 대해 “참여정부 기간 동안 세계 경제가 좋아 수출도 잘되고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 업종들이 호황을 누렸다”며 “예년과 같은 찬란한 성장은 못했지만 평균 정도의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참여정부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이어 유럽연합(EU)과의 FTA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은 환영할 부분”이라며 “출총제가 대폭 완화됐고, 지주회사 제도도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그러나 “반 기업 정서가 아직도 팽배하며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정책보다 이미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정책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일각에서 지적하는 경제 위기론에 대해 “노사갈등 해결방안을 잘 찾아내지 못해 성장이 정체되는 면이 있다”며 “환율이 1,100~1,200원 하다가 910~930원까지 내려왔는데 이것 때문에 기업이 해외로 나가고 일자리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지 못하는 때가 오면 위기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삼성전자의 위기론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위기가 아니다”며 “제품의 수명에 따라 수익은 올라갈 수도,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랜드 사태와 관련 “비정규직 법안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의 대우를 향상시키는 것보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랜드는 비정규직을 없애면서 용역을 준 것인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간 2년 등의 규제가 없었다면 이랜드가 아웃소싱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귀포=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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