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샘물교회 박은조(51) 담임목사는 23일 아프가니스탄 봉사활동 교인 피랍 사건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선교를 위해 간 것은 아니며, 한민족복지재단의 현지 봉사단원은 즉각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이날 오전11시 샘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래 뜻이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죄송스럽고, 특히 23명 피랍자의 부모, 형제에게 큰 고통을 안겨줘 너무 죄송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박 목사는 1998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샘물교회를 설립했으며, 2004년부터 북한과 해외 지원사업을 하는 한민족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박 목사는 “오해하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공격적으로 선교활동을 하려 했던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우리의 목적은 병원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학교를 만드는 등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랍자들이 모두 현지 언어를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는데 어떻게 (선교를) 할 수 있겠느냐”며 “고통을 받고 있는 아프간 사람들을 섬기고자 의료와 교육활동 등 봉사를 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병원 학교 등 아프간이 원하는 방식의 봉사 활동은 지속하길 원하지만 이 역시 단계적으로 논의해서 철수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탈레반 지도부에 “우리는 아프간 사람들을 사랑하고 종교를 떠나 이슬람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의 이런 취지를 잘 이해하고 도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신속히 잘 대응해준 것에 감사 드린다”며 “좋은 결과가 있도록 앞으로도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아프간 봉사단원의 철수를 두고 박 목사와 한민족복지재단 측이 방법과 시기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샘물교회 관계자는 “일부 봉사단원은 이미 입국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지만, 재단 관계자는 “봉사단원을 곧바로 철수시키는 게 아니라 우선 안전 지대로 이동시키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반박해 사태가 진정될 경우 다시 봉사활동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김도연 인턴기자(이화여대 경영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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