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미스 홍콩’ ‘미스 아기돼지 뽑기 대회’….
홍콩이 21일 끝난 ‘2007 미스 홍콩 선발대회’ 후유증에 휩싸여 있다. 미스 홍콩의 영예를 안은 미녀가 ‘수준 이하’라는 지적이 네티즌을 중심으로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청카이(張嘉兒)가 미스 홍콩으로 호명되는 순간부터 인터넷의 연예 블로그와 게시판 등에는 ‘가장 얼굴이 단정하지 못한 미스 홍콩’ ‘얼굴이 너무 크다’ ‘그를 제외하고 다시 미스 홍콩을 선발하라’는 등의 혹평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선발대회를 무효로 하자며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이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주최측인 무선전시(TVB)와 심사위원에 대해서는 ‘뒷거래가 없었으면 도저히 청카이가 되지 않았을 것’ ‘심사위원의 선정을 주도한 배후가 있다’는 등의 의혹이 봇물처럼 제기됐다.
올 선발대회의 메인 사회자를 맡은 코미디언 겸 배우 에릭 창(曾志偉)까지 미스 홍콩의 이름을 보고 경악했다고 밝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에릭 창은 “청카이를 그랑프리는 물론 준미스로도 택한 심사위원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라는 말을 주위에 흘려 선정 배경을 둘러싼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35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스 홍콩 선발대회 사상 올해처럼 선발 미녀에 대한 시비가 일고 악평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가장 당혹스러워 하는 사람은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선 당사자 청카이. 하지만 그는 22일 열린 축하연에 참석, 부정적인 여론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나 스스로 미스 홍콩이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기 때문에 누가 뭐라 해도 개의치 않는다. 사람들이 어떤 눈으로 나를 보든, 심사위원들이 나를 선택한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청카이는 인터넷을 뒤덮은 악의적인 평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스 홍콩으로 선정된 뒤 계속 바빴기 때문에 컴퓨터를 켤 시간이 없었다”고 재치있게 피해 지혜와 인품만은 역대 최고라는 평을 끌어내기도 했다.
축하연 자리에 모습을 나타낸 에릭 창은 청카이의 의연한 자세에 점수를 준 듯 앞서 발언에서 한 발 물러섰다. 그는 청카이의 선정 이유에 관해 “금년 참가 미인들의 수준은 예년에 비해 특별히 뛰어나지도, 낮지도 않은 평균 정도였다. 청카이는 13번 참가자와 더불어 매번 솔직한 답변을 많이 했는데 그게 심사위원의 눈에 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흔 기자 viva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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