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강수진 "마흔, 발레잔치 시작 후배들과 함께 든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강수진 "마흔, 발레잔치 시작 후배들과 함께 든든"

입력
2007.07.24 03:26
0 0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강수진(40), 러시아 키로프발레단의 유지연(31),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김지영(29), 네덜란드 갈릴리무용단 차진엽(29), 스위스 취리히발레단의 김세연(28), 독일 에센발레단 장유진(24).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는 한국 무용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5~30일 LG아트센터와 노원문화예술회관, 김해문화의전당에 올려지는 <월드 발레리나 강수진과 친구들> 에 출연하기 위해서다.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을 주최한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장광열 대표가 “모두 세계적인 무용수들이라 프로그램은 나이 순서대로 썼다”고 하자 강수진은 민망한 듯 웃으며 손을 들어올렸다.

후배들이 깔깔대자 불혹의 발레리나는 소녀처럼 얼굴을 붉혔다. “사실은 강수진과 친구들이 아니라, 후배들이죠. 힘든 과정을 거쳐 좋은 결과를 얻은 후배들이니까 좋은 무대가 될 것이라고 믿어요. 이런 무용수들을 데리고 예술감독을 하는 건 너무 쉬워요. 달리 코치할 게 없으니까요.”

전날 강수진은 많이 울었다. 발레단 입단 20주년을 기념하는 모임에서 감사 인사를 하던 중 “엄마, 아빠” 얘기를 하며 우느라 말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아끼는 후배들과 함께 한 이날 그는 많이 웃었고, 어떤 때보다 행복해보였다.

“제가 워낙 감성적이고 눈물이 많아요. 어렸을 때 한국을 떠난 이래 늘 꾹꾹 누르고 살아서 그런가봐요. ” 올해 네덜란드 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김지영은 “무용하는 사람들이 다 눈물이 많은 모양이에요.

전 애국가를 듣고 운 적도 있어요”라며 웃었다. 그는 10년 전 첫 주역 무대였던 <노틀담의 꼽추> 에서 강수진과 더블 캐스팅된 인연이 있다.

키로프발레단의 유일한 외국인 무용수인 유지연은 “나이가 들수록 컨디션을 유지하고 아름다운 라인을 표현하기가 힘들다. 수진 언니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생각하면 정말 존경스럽다.

평소에는 여리고 여성스럽지만, 무대에서는 가장 강한 분”이라고 했다. 막내 장유진이 “인자해보이지만 예술감독으로서는 좀 무서울 것 같다”고 털어놓자 강수진은 “사실은 내가 좀 그렇다”며 웃었다.

김세연은 두 달 전 왼쪽 발을 심하게 다쳤지만 이번 공연에 참여했다.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여성무용수상을 수상한 1999년, 부상으로 1년을 쉰 적이 있는 강수진은 후배들에게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몸으로 하는 일이니까 내일을 장담할 수 없어요. 무용수라면 아파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거예요. 하지만 무대에 서면 그 아픔이 아드레날린이 되죠.”

강수진 이후 한국 무용수들의 무대는 세계가 됐다. 김주원(국립발레단)은 강수진의 뒤를 이어 브누아 드 라 당스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강수진의 지도를 받았던 박세은은 22년 전 강수진이 동양인 최초로 우승했던 로잔 콩쿠르에서 다시 우승했다. 강수진은 이번 내한에서도 발레 클래스를 열고 어린 학생들을 지도한다.

“이제 신체적 조건에 대한 콤플렉스는 없어졌으니 우리들보다 더 뛰어난, 완벽한 발레리나가 나오길 바래요. 우리는 그들을 위해 길을 닦고 있는 겁니다.”

강수진의 터키인 남편 툰치 소크만은 이번 공연의 발레 마스터를 맡았다. 남편이 “요리는 대부분 내가 하고, 수진은 1년에 3번 정도 한다”고 하자 강수진은 “내가 부엌에 들어가려고만 해도 화를 낸다. 그때가 유일하게 부부싸움을 하는 때”라며 수줍게 웃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