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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씨 국내 첫 개인전 '헨젤과 그레텔'/ 낯설게 다가온 일상… 미로 빠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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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씨 국내 첫 개인전 '헨젤과 그레텔'/ 낯설게 다가온 일상… 미로 빠진 듯

입력
2007.07.2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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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 에서 숲은 종종 삶의 미로를 은유한다.

어두운 숲을 점철하고 있는 죽음의 이미지와 과자로 만든 집의 달콤한 판타지는 자웅동체처럼 뒤섞여 입구와 출구를 봉쇄한다. 인간은 그 안에 던져졌고, 이제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며 길을 잃어야만 한다.

국제 비엔날레와 해외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을 널리 알려온 김소라(42)씨의 국내 첫 개인전 <헨젤과 그레텔> 이 서울 사간동 국제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2003년과 2005년)와 요코하마 트리엔날레(2005년) 등 주요 비엔날레를 두루 섭렵한 그는 스페인 카스테용 현대미술관(2002년), 영국 발틱 현대미술관(2007년) 등 유수의 해외 미술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온 대표적 해외파 작가다.

국내에서 갖는 첫 개인전이자 최초의 상업화랑 진출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낯설은 익숙함으로 가득하다. 일상의 수다한 요소들이 발췌와 재구성을 통해 낯선 이야기로 다시 씌어졌다.

어느날의 종합일간지에서 문자와 이미지를 모두 털어냈더니 뿌연 지면 위엔 크고 작은 숫자만이 별자리처럼 흩뿌려졌고(), 가짜 잎사귀를 달고 있는 진짜 나무들은 스탠드가 켜진 널따란 책상 위에 뿌리를 박은 채 활짝 기지개를 켜고 있다().

네 개의 비디오 영상으로 이루어진 은 2007년 4월3일이라는 어느 우연한 날의 신문기사와 광고들을 각기 다른 네 개의 이야기로 서사화했다.

그 중 숲속 나무에 매달려 무연한 표정으로 신문을 읽고 있는 한 직장남성의 모습은 기투된 존재로서의 인간조건을 강렬한 이미지로 번역한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미쉐린 타이어에 몸을 싣고 세상에서 가장 불안한 모습으로 매달려 있는 모습이라니. 8월26일까지. (02)3210-9800

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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