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대선 경쟁의 선두주자로 최근 부쩍 반전의 기치를 높게 들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미 국방부 사이에 이라크주둔 미군 철수를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힐러리 의원이 5월 ‘미군 철수와 관련된 국방부 비상계획의 상세한 내용’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다.
이에 대해 에릭 에델먼 국방부 차관은 16일 힐러리 의원에게 보낸 답변 형식의 서한에서 “철군 문제에 대한 성급하고 공개적인 논의는 미국이 이라크인을 배신할 것이라는 적들의 선동을 강화시키고 종족화합과 국가시스템 정비 등 어려운 임무를 맡고 있는 이라크인들을 낙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공격적인 서한에 발끈한 힐러리 의원은 20일 “에델먼 차관의 답변은 용납할 수 없는 악의에 찬 정치적 공격”이라고 반반하면서 신경전의 수위는 높아졌다.
힐러리 의원은 이어 같은 당 존 케리 상원의원과 함께 국방부에 철군계획 마련을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면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이라크 출구 전략’을 문의하는 서한을 재차 발송했다.
힐러리 의원은 이라크전 개전을 승인하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고도 이에 대해 사과한 적은 없으나 당내 2위의 대선 주자인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과 반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힐러리 의원이 심하게 반발하자 결국은 게이츠 장관이 무마에 나섰다.
게이츠 장관은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힐러리 의원이 처음 보낸 철군계획 제출 요청 서한을 보지는 못했으나 국방부는 의회의 감독을 언제나 환영하며 최근 의회의 이라크 토론은 건설적이었다”면서 “힐러리 의원의 요청을 검토해 이번 주 내로 다시 답변을 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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