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그룹은 22일 노조의 점거 농성으로 영업이 중단되는 파행을 겪은 홈에버 서울 상암동 월드컵점과 뉴코아 강남점의 영업을 재개했다.
노조가 비정규직 해고에 대한 항의 차 홈에버 월드컵점 매장을 점거하고 농성 파업을 시작한 지 23일만이다.
두 매장의 영업 재개로 급한 불을 끈 이랜드측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같은 안도의 순간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대화가 아니라 강제 해산 방식으로 노조의 점거 농성을 풀면서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고, 매장 점거 농성 사태를 부른 비정규직 문제 등 현안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해결은커녕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영업 정상화는 이뤄졌지만, 제2,3의 노조 파업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민주노총과 이랜드 노조의 항의 집회도 21일에 이어 이틀째 이어지면서 홈에버 부천 중동점 등 일부 매장에서는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19일 최종 결렬이 선언됐던 노사 교섭이 언제 재개될지도 불투명하다. 이랜드그룹 최성호 홍보이사는 “회사는 지난 대표자급 교섭에서 제시한 뉴코아의 외주화 중단, 18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들의 고용 보장 등의 양보안을 보장할 방침”이라며 “비정규직 문제 등의 현안을 풀기 위해 노조와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점거농성을 주도한 노조 지도부가 사법 처리되면서 노사간 교섭 재개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또 사측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노조 대표와 협상하겠다”며 현 지도부와는 대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교섭 대표’를 누구로 하느냐를 놓고부터 노사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마라톤 대표자급 교섭에서 이랜드 노사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 노조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등의 핵심 쟁점에서 타협을 이루지 못해 거리가 더 벌어져버렸다. 노조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등 이번 사태의 후속 처리 문제를 놓고 노사가 팽팽하게 맞설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법과 원칙대로 한다”며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섭이 재개되더라도 이랜드 노사간 타협으로 가는 길에는 장애물이 적지않은 셈이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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