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이 걸려 있는 문제다. 경찰이 왜 나서느냐”
20일 오전9시40분 서울 강남구 반포동 뉴코아 강남점은 아수라장이었다. 경찰의 진압 작전이 시작되자 팔짱을 끼고 자리에 누워 버티던 농성 조합원들 사이에 비명과 울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경찰은 정문 유리창을 깨고 바리케이드로 막아놓은 쇼핑카트를 걷어냈다. 이어 일제히 정문 안으로 진입해 조합원들을 둘러싸면서 압박했다. 108명의 농성 조합원들은 민주노동당 단병호, 이영순 의원을 앞세운 채 매장 정문 앞과 계산대 사이에 모여 “폭력 경찰 물러가라”, “비정규직법 철폐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인간 사슬을 만들었지만 끝내 한명씩 눈물을 쏟으며 연행됐다.
연행을 거부하는 일부 조합원과 경찰 사이에는 격렬한 몸싸움도 벌어졌고, 그때마다 절규와 오열이 농성장을 울렸다. 여성 조합원은 대개 여경 2명이 팔짱을 낀 채 연행했지만 남성 조합원은 전의경 4~6명이 사지를 붙잡고 끌고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여성조합원은 “오늘은 이렇게 끌려 나가지만 우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고 울먹였다.
비슷한 시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몰점. 마지막으로 연행된 김경욱 이랜드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경찰에 끌려가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은 전국 곳곳에서 조직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외쳤다.
경찰은 이날 뉴코아 강남점 108명, 홈에버 월드컵점 60명의 농성 조합원을 검거하기 위해 71개 중대 7,000여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21일간 이어진 생존을 위한 농성투쟁은 오전10시50분께, 경찰력 투입 1시간10분 만에 막을 내렸다. 경찰은 조합원 168명을 업무 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성시영기자 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