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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럭스플로전' 서구의 눈으로 본 아시아의 명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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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럭스플로전' 서구의 눈으로 본 아시아의 명품병

입력
2007.07.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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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 차다 외 지음·김지애 옮김 / 가야북스 발행·448쪽·2만원

럭스플로전(Luxplosion)은 ‘명품(Luxury)’과 ‘폭발(Explosion)’을 합성한 말로 이 책의 저자들이 아시아의 명품 열풍을 설명하기 위해 내세운 새로운 전략 모델이다.

명품 소비의 대중화를 뜻하는 매스티지(Masstige)나 유행의 시발점을 말하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등의 계보를 잇는 이론인 듯 보이지만 일단 책장을 열기 전에 반드시 기억해야 두 가지가 있다.

이 책은 철저하게 서구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저자들은 사람을 인격체로 보기보다 공략해야 할 소비 개체로 바라보는 마케팅 전문가라는 사실이다.

그런 마음의 준비가 됐다면 이제 아시아 명품 시장을 분석한 저자들의 의견에 주목하자. 그들은 8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명품 산업 중 37%를 차지하는 것이 아시아 소비자라고 단언한다.

개인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표현하기 위한 소비 욕구의 증대를 그 배경으로 본다. 여기에 가족 기업에 불과했던 명품 업체들이 법인조직을 세우고 광고ㆍ마케팅에 힘을 쏟으면서 갑작스러운 경제적 지위 변화에 소비 규범이 느슨해진 아시아 소비자들이 급속도로 명품에 빠져들었다는 이야기다.

결국 럭스플로전 모델의 구조는 이렇다. 사회적 네트워크의 특정 인사 등 열풍을 이끄는 도구가, 파티와 같은 열풍 촉매제와 만난 뒤, 미디어의 열광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대량판매라는 ‘명품의 폭발’, 즉 럭스플로전으로 연결된다.

저자들은 서구 사회에 비해 동조화가 강하고 체면을 중시하는 아시아인에게는 디자인 향상의 노력보다는, 각종 미디어의 패션 담당자를 적극 활용하는 편이 명품 업체에 더 유리하다고 본 셈이다.

성공한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이 알고 싶거나 최근 해외 브랜드의 CEO들이 왜 한국을 자주 찾는지 그 이유가 궁금한 이들에게는 권할 만한 책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책 전체 분량의 10분의 1을 럭스플로전 이론을 설명하는데 썼을 뿐, 나머지는 아시아 소비자들의 독특한 소비행태를 보여주는데 바치고 있다.

“중국의 첩, 한국의 술집 호스티스, 홍콩의 둘째 부인 등이 패션계를 이끄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등 적나라하다 할 정도의 표현으로 아시아를 보는 서구의 편향된 시각을 드러내고 있어 독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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