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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 희귀어류 시식… 환경운동가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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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 희귀어류 시식… 환경운동가 맞아?

입력
2007.07.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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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한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이번에는 희귀 어류를 시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불편한 진실> <위기의 지구> 등의 환경 서적을 내는 등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해온 엘 고어 전 부통령은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자신의 대저택 난방을 위해 기름을 펑펑 쓴 사실이 알려진 데다 아들이 고속주행하고 마약을 소지한 혐의를 받아 최근 구설수에 올랐었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2008년 대선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고어가 희귀어류 시식 논란에 휩싸인 계기는 14일 열린 딸 사라의 결혼식. 의학도인 딸 사라는 이날 로스앤젤레스의 사업가 빌 리와 베버리힐스 호텔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는데 그 전날 고어는 칠레바다농어 치어를 주메뉴로 올려 가족식사를 했다.

칠레바다농어는 환경보호 운동가들이 멸종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한 어종이다.

이 같은 사실이 연예잡지 피플에 소개되자 보수성향의 압력단체 휴먼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은 “고어가 시식한 칠레바다농어가 신고하지 않은 채 불법적으로 어획됐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주장했다.

레베카 키블 HSI 대변인은 “시중에 거래되는 칠레바다농어 치어는 50% 이상이 불법 어획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블은 “다른 음식을 주문할 수도 있었을 텐데 고어가 굳이 칠레바다농어를 고른 이유를 모르겠다”며 은근히 고어가 위선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고 이런 내용은 인터넷 블로거들을 통해 빠른 속도로 세계에 유포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논란이 일자 식당 측은 “이 어종은 해양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잡은 것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고어측 대변인 칼리 크라이더도 “논란이 된 물고기를 시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고어는 문제를 제기한 HSI 뿐만 아니라 다른 환경보호 단체들이 칠레바다농어의 불법 포획을 우려하는데 대해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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